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따른 세계 경제 충격은 내년 하반기에야 다소 진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내년 세계경제는 그동안 고성장을 이끌었던 미국의 내수확대나 신흥개도국의 고성장, 저물가와 같은 대외여건들이 악화하면서 크게 위축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LG경제연구원은 23일 `2008년 세계경제전망'이라는 보고서에서 서브프라임 위기의 충격은 최소한 내년 상반기까지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주택가격 상승률이 지속적으로 둔화되는 가운데 주택판매 재고가 증가하고 있어 주택경기 조정이 상당기간 계속 될 가능성이 높고, 높아진 대출금리가 부담으로 작용해 서브프라임 대출자들의 연체율도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인한 손실규모는 1천500억∼4천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지만 금융기관들이 회계처리한 손실규모는 여기에 크게 못 미치고 있기 때문에 금융기관들이 모기지 관련 손실을 인식하고 이를 실적에 반영하는 동안 금융기관들의 대출여력 감소와 신용경색 현상도 해소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하지만 내년 중반을 지나면서 올해 3분기 이후 이뤄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하 효과가 가시화되고 추가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은데다 직접적인 유동성이 지원된다면 다소나마 상황이 호전될 수 있을 것으로 연구원은 내다봤다.

변수는 주택경기 둔화와 금융시장 혼란이 향후 미국의 소비를 어느 정도나 둔화시킬 것인가 여부인데, 주택가격과 주가하락으로 인한 마이너스 자산효과와 신용경색으로 인한 대출축소는 불가피해 보이며 이로 인해 만약 미국의 소비가 급격히 둔화된다면 고용을 악화시키고 연체율을 높여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의 충격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예상이다.

내년 성장률이 올해 2.2%에서 1.5%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 경제의 하강 추세는 점차 심화되며, 경기하강의 속도는 상반기가 가장 빠르고 하반기에는 완화될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부동산 버블 조정 과정에서 자산가격의 하락세가 예상외로 가속화될 경우 미국의 경기침체가 장기화할 리스크도 존재한다.

내년 일본경제는 경제환경의 악화요인이 상반기에 최고조에 달해 경제성장률은 1.2%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으며 인플레이션에 당면한 중국경제는 긴축정책 속에서 6년 만에 성장률이 9% 후반대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내년 세계경제 성장률은 미국, 일본 유럽연합 등 선진국 경제의 성장률이 2.0%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 인도, 브라질, 러시아 등 개도국들의 6.9%에 달하는 높은 성장세에 힘입어 4.4%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연구원은 내년 세계경제가 금융불안, 원자재 가격 상승, 물가상승압력 고조 등의 악순환이 겹치면서 글로벌 대형 금융기관의 경영위기가 발생할 경우 크게 위축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