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부 5년간 일관성 없는 경제정책과 고위 관료 간 정책 불일치,규제 위주의 정책,전투적인 노조활동 등으로 한국경제의 경쟁력이 약화됐다.

노무현 정부의 경제정책이 지속된다면 성장이 둔화되고 외국인 투자가가 이탈할 위험이 있다."

미국 헤리티지재단이 최근 발간한 한국 관련 보고서 내용 중 일부다.

미국 공화당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고 있는 보수 성향의 헤리티지재단이 노무현 정부의 경제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한 뒤 차기 정부에 '훈수'를 둬 눈길을 끌고있다.

이 재단은 지난 7일 '무기력에 빠진 한국경제,제2의 개혁이 필요하다'(Economic Lethargy:South Korea needs a second wave of reforms)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한국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시장개방과 경제개혁을 단행해 큰 진전을 이뤘지만 후속개혁 조치가 뒷받침되지 않아 경쟁력을 잃고 있다"고 주장했다.

헤리티지는 노무현 정부의 경제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보고서는 "노무현 정부 5년은 경제정책의 일관성 미흡,고위 관료 간 정책 불일치,국민들의 반(反)외국기업정서 증가로 특징지을 수 있다"며 "규제위주의 정책이 지속된 데다 고임금과 과격한 노조활동에 따른 노동시장의 유연성 훼손이 한국경제의 강점을 약화시켰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한국의 차기 정부는 △규제완화를 통한 기업가 정신 고취 △법과 원칙에 따른 노사관계 확립 △법인세 인하 등 조세개혁 △시장경제원칙 확립 등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한국의 차기 정부는 기업가정신 고취와 기업 활동 강화를 위해 규제완화 조치를 취하고 노사 문제를 해결할 때 법과 원칙을 존중해야 한다"며 "기업지배구조 개혁과 법인세율 인하 등 조세개혁,서비스 시장 개방 강화 등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경제의 활력을 회복시키기 위해 시장의 힘이 정부나 노동계의 간섭을 대신하도록 하고 △행정수도 이전에 수반되는 경제적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전 대상 정부 부처의 숫자를 줄이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국민적 지지를 확보할 것도 주문했다.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수석 연구원은 "한국의 경제 엔진은 단순한 부분점검이 아닌 종합적인 정비점검이 필요하다"며 "차기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과감한 개혁조치를 취하겠다는 적극적인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