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신용 경색으로 사모펀드의 활동이 위축되고 기업들이 규모 확장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올 하반기 인수ㆍ합병(M&A) 규모가 급속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1일 시장조사 기관 딜로직의 자료를 인용,"올 들어 현재까지 진행된 M&A가 거래액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21.2% 증가한 4조7400억달러를 나타냈지만 올 하반기에 체결된 M&A는 상반기보다 26%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문제로 신용 위기가 본격화하기 시작한 올 하반기부터 M&A가 급감한 것.특히 올 9월 M&A 규모는 2005년 11월 이후 월간 기준으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의 지미 엘리엇 글로벌 M&A 총책임자는 "내년에는 M&A 규모가 20~40%가량 더 줄어들 것"이라며 "당분간은 100억달러가 넘는 대형 계약은 구경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올 하반기에는 특히 바이아웃(차입 매수) 전문 사모펀드의 활동이 크게 위축됐다.

올해 들어 현재까지 사모펀드 주도의 바이아웃은 7829억달러를 기록했지만 하반기에 성사된 것은 2085억달러에 불과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5% 감소한 것.또 신용 경색으로 돈을 빌려 쓰기가 더욱 어려워지면서 M&A 거래 한 건당 소요되는 기간도 평균 88일에서 올 하반기에는 91일로 늘어났다.

건당 거래 규모도 올 상반기에는 2억6200만달러였으나 하반기 들어서는 1억8900만달러로 27.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이체방크 글로벌 M&A 책임자인 토니 버지스는 "당분간 올해와 같은 M&A 붐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 등지의 신용 위기로 내년에는 글로벌 M&A 시장이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 국제 금융시장에서 M&A 거래 자문 실적은 골드만삭스가 지난해에 이어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443건에 1조3000억달러 규모의 M&A를 자문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