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된 지 2년도 채 안 되는 코스닥 6개사 중 1개사꼴로 최대주주가 경영권을 팔아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1년 보호예수가 끝나기 무섭게 최대주주가 지분 매각으로 현금을 챙겨가는 형태에 대해 '최대주주만 배불리는 상장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19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2006년 1월 이후 코스닥에 상장된 66개 가운데 11개 상장사의 최대주주가 경영권과 지분을 팔아넘겼다.

올 하반기에도 엑스씨이 사이버패스 엘씨텍 지오텔 등 상장 2년차 기업의 경영권 변동이 줄을 이었다.

특히 상장 심사를 통과한 뒤 실적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우회상장 추진업체의 매수 대상으로 전락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최근 최대주주가 경영권과 지분 대부분을 190억원에 처분한 엑스씨이가 대표적 사례다.

엑스씨이는 지난해 6월 코스닥에 들어온 상장 2년차다.

상장 첫해 매출 105억원,영업이익 7억원을 기록했던 이 회사는 3분기 현재 11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적자회사로 전락했다.

우리사주를 둘러싸고 퇴사 직원들과 분쟁을 겪는 와중에 최대주주가 지분을 넘겼다.

지오텔은 상장 1년 만인 지난 8월 이종민 최대주주가 지분 15.82% 전량을 120억원에 처분하고 증시를 빠져나갔다.

지분 매각 이후 공동대표직에서도 물러나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대신 카포인트가 지오텔을 인수,우회상장했다.

지난해 6월 상장한 오엘케이는 지난 8월에 이어 11월 또다시 최대주주가 바뀌어 상장 2년차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다.

이 회사는 보호예수가 끝나기 무섭게 최대주주가 지분을 털고 빠져나갔으며 신임 경영진이 자원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또다시 최대주주가 바뀌는 등 경영권이 요동치고 있다.

이 밖에 모바일솔루션업체 모빌탑도 지난 1월 상장 이후 최대주주가 세 차례나 변경됐다.

김용균 대신증권 연구원은 "상장 후 관련 사업 부진으로 지분을 처분하고 빠져나가려는 경영진과 우회상장이나 상장사 인수를 통해 시장에 들어오려는 외부 수요가 맞물려 상장 2년차 미만 업체의 경영권 변동이 잦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