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PBR(주가순자산비율)가 1안팎으로 오랫동안 저평가된 자산주로 꼽힌다.

그런데 최근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내년 실적개선 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데도 주가가 급등한 것은 통신시장의 지각변동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내년 통신시장은 IPTV서비스 경쟁이 본격화되고 묶음상품 출시로 시장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장기적으로 KT처럼 유무선통신망을 갖춘 대형업체에 유리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은 이런 환경변화에 대응해 KT가 자회사인 KTF와의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남중수 사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고객가치를 높이기 위해 KTF와의 합병추진 또는 지주회사의 전환 등 지배구조 개편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합병에 근거한 밸류에이션(주가수준)으로 KT의 주가를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합병될 경우 KT의 주가는 마케팅비용 감소,무선인터넷 성장성 확보 등으로 재평가될 가능성이 크다.

대신증권은 합병 시 KT의 주당가치를 8만167원,지주회사 설립 시 8만996원으로 추정했다.

이동섭 대신증권 연구원은 "합병과정에서 현금유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KT가 보유한 자사주 25.8%를 이용해 KTF 주식을 스왑하고,KT가 보유한 KTF 주식은 소각되기 때문에 유통주식수가 크게 감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도 합병 시 KT의 주가가 9만3000원도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최영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현실적으로 외국인 지분제한을 고려하면 합병 시 1070만주만 자사주를 교부하고 나머지 4290만주를 신주로 발행할 경우 KT의 내년 EPS(주당순이익)는 31.2% 증가할 수 있다"며 "이 경우 15.9배의 PER(주가수익비율)를 적용해 9만3000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