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대 대통령선거가 말 그대로 코 앞으로 다가왔다. 각 후보와 연관된 테마주들이 연일 출렁대는 등 주식시장에서도 대선에 대한 관심이 계속되고 있다.

과거 대선이 끝난 이후에는 불확실성이 해소된다는 점에서 주가지수가 상승하곤 했다.

하지만 대선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과거보다 크게 줄어든데다, 무분별한 테마주들의 등장과 개별 종목들의 반복되는 급등락에 피해를 볼 가능성도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실제로 17일 주식시장에서는 BBK 설립 발언 동영상 공개로 이명박 후보의 BBK 소유 논란이 재점화된 가운데 이명박 관련주로 거론됐던 이화공영홈센타 등이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 종목은 이달초 연일 상한가 행진을 벌이다 급락세로 돌변한 후 지난주부터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반면 단암전자통신JS픽쳐스, 폴켐 등 이회창 관련주와 정동영 관련주들은 이날 강세를 시현하고 있다.

메리츠증권 심재엽 투자전략팀장은 "올해 대선을 앞둔 주식시장의 상황은 지난 1997년이나 2002년 당시보단 양호하다"면서도 "각 정당 후보와 관련된 일부 개별주들이 이미 상당한 시세를 분출한 상태라는 점은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증시 전문가들도 대선 관련주들은 펀더멘털이나 실적에 기반한 것이 아닌 막연한 기대감에 의해 상승한 데다, 일부 종목들의 경우 테마주로 분류된 이유 등이 명확치 않아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한편 신영증권은 "2002년 이후 대선과 증시의 연관성은 크게 줄어들었다"면서 "과거 경험에 입각해 이번 대선 이후 증시 흐름도 좋을 것이란 막연한 기대를 갖는 것은 금물"이라고 말했다.

이 증권사 김세중 투자전략팀장은 "개방화가 본격화되기 전에는 대선의 영향력이 비교적 뚜렷하게 나타났다"면서 "특히 새로운 정권 등장시 집권 초반 주가가 강세를 보이기 시작해 중반까지 상승하다 후반기에 약세를 보이는 패턴이 반복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2003년 노무현정부 출범 이후에는 오히려 전반부 상대적 약세를 보이다 후반부에 상승하는 전혀 다른 패턴이 나타났다고 지적.

김 팀장은 "신자유주의 및 세계화가 본격화된 국면에서는 새로운 리더쉽의 등장 여부가 증시에 주는 영향이 제한적일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이번 대선도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수 있다고 판단.

다만 대선이 업종별로 미치는 영향은 살펴볼 필요가 있다면서, 대선 이후 금융산업의 변화 여부가 관심 대상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은행주에 주목할 것을 권고.

반면 대신증권은 "2002년 대선 이후 시장이 약세를 보인 것은 신용카드 사태의 여파 떄문"이라면서 "이번 대선에서는 경제문제가 핵심 이슈로 등장한 만큼 차기 정부에서 다양한 경기 부양책과 혁신 정책 등을 집중적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정했다.

대선 이후 차기 정부에 대한 기대심리가 매수세를 부추길 것이란 설명이다.

이에 앞서 지난 16일 한화증권은 "대선에 대한 기대감이 선반영되는 측면이 있어 차기 정권 집권 이후에는 오히려 주가가 약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면서 "대선 효과에 기대를 걸려면 연말/연초 증시를 겨냥하라"고 조언한 바 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