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강세와 고유가 현상에도 불구하고 내년 수출이 올해보다 11.4% 늘어나 '수출 4000억달러' 시대를 열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16일 발표한 '2008 무역환경 및 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수출은 선박 자동차 LCD 등의 호조로 올해보다 11.4% 늘어난 4130억달러,수입은 13.1% 증가한 3990억달러로 140억달러의 무역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총 무역규모는 8120억달러로 올해 7000억달러를 돌파한 지 1년 만에 8000억달러 벽도 뚫게 된다.

국제무역연구원은 내년에도 원화 강세 및 고유가 현상이 지속될 전망인 데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여파로 세계 경제가 둔화될 가능성도 있지만,아세안 독립국가연합(CIS) 중동 등의 개발도상국들이 설비 및 자본재 수입을 늘리고 있는 만큼 수출 호조세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품목별로는 평판 디스플레이 센서(26.1%),산업기계(20.1%),기초산업기계(19.8%),선박(18.4%),자동차(12.8%) 등이 수출을 주도하는 가운데 올해 가격 하락으로 5.7% 증가에 그친 반도체도 내년에는 수요 회복에 힘입어 두 자릿수(11.4%)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올해 높은 수출증가율을 보였던 석유화학과 철강.비철금속은 공급 확대 및 경쟁 심화 탓에 내년에는 9%대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연구원 관계자는 "큰 변수가 없는 한 2003년부터 시작된 '두 자릿수 수출증가율'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우리 수출의 22%를 차지하는 중국이 인플레 압력을 못 견디고 강력한 경기조절 정책을 시행할 경우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의 여파가 미국，EU 등의 소비와 투자가 위축돼 전 세계의 무역 성장을 둔화시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원.달러 환율이 900원대 밑으로 하락하고，동시에 국제유가도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가능성도 수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변수로 지적된다.

한편 연구원은 올해 수출은 작년보다 13.9% 증가한 3708억달러,수입은 14.1% 증가한 3529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