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남자기(대표 노희웅)의 미래 전략은 세계 3대 글로벌 브랜드 진입이다.

창립 65주년을 맞은 올해 행남자기의 최대 화두 역시 글로벌 브랜드다.

디자이너스 컬렉션(Designers' Collection)인 플리세와 소피에로를 출시한 것은 그런 맥락에서다.

글로벌 시장에서 최고급 브랜드 입지를 굳히고,비약적 수출 성장을 견인할 차기 성장 엔진으로 키워 나간다는 전략적 목표가 디자이너스 컬렉션에 응축돼 있다.

2005년 시작한 디자이너스 컬렉션 브랜드는 세계적 디자이너를 도자기 영역에 적용,도자기 디자인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도자기 디자이너뿐 아니라 건축가,미술가,패션 디자이너 등 광범위한 분야의 거장들이 참여하고 있다.

때문에 디자이너스 컬렉션의 가장 큰 장점이자 중요한 컨셉트는 독창성과 다양성으로 요약된다.

고정된 감각과 형상을 뛰어넘어 기존 도자기 디자인에서는 볼 수 없었던 제품을 창조할 수 있어서다.

제품의 다양화는 제품 기획 및 생산 시스템 혁신으로 이어졌다.

디자이너스 컬렉션은 디자인 테마에 따라 매년 2개 내외의 제품이 새로 추가된다.

이는 생산라인을 신속하게 바꿔야 하는 복잡한 프로젝트다.

회사는 기획 전반을 관리하는 별도의 기획팀을 신설하고 생산라인도 별도로 구축했다.

아울러 제품 견본이나 생산 방법 결정까지 1개월 이상 걸리는 작업을 10일 이내에 끝내도록 생산 시스템을 유연하게 조정했다.

이를 통해 고급 브랜드 제품 양산의 최대 관건이던 생산효율을 대폭 개선하고 제품 불량률도 3% 미만으로 낮추는 데 성공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김태성 부사장은 "디자이너의 독창성과 효율성 중심의 생산 시스템을 조화시키는 것이 브랜드 유지의 최대 관건"이라며 "디자이너스 컬렉션을 통해 양산체제의 근간을 흔들지 않으면서 부가가치를 높이는 노하우를 축적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디자이너스 컬렉션은 이미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첫 번째 컬렉션인 세계적 리빙 디자이너 에릭 레비의 작품과 유명 사진작가 김중만의 작품은 출시 직후부터 유럽시장과 미주시장에서 호평을 받았다.

특히 에릭 레비 제품은 현재 프랑스 및 영국 등을 중심으로 독점 판매권 계약이 진행 중이다.

회사는 올해 나온 두 번째 컬렉션 한스한센의 플리세와 리케 야곱슨의 소피에로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덴마크 왕실 도자기의 화려함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이 브랜드는 현재 국내 시장에서는 예약이 밀려드는 상황.회사 관계자는 "매장을 찾는 고객 중 상당수가 해외 명품으로 착각할 정도"라고 소개했다.

디자이너스 컬렉션 브랜드는 최근 새로운 성과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생산 시스템이 유연해지면서 빠른 시간 안에 새롭고 다양한 제품 개발이 가능해진 덕분이다.

본차이나 본토인 유럽시장에서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를 모두 제치고 2007년 노벨상 시상식에 공식 만찬 식기로 납품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행남자기는 내년에도 이상봉 디자이너와의 작업을 통해 패션 영역을 도자기에 접목하는 등 디자이너 컬렉션을 이어 나갈 예정이다.

특히 유럽 및 미주시장의 현지 시장 조사와 디자이너 발굴,제품의 현지화를 위한 마케팅 활동에 주력할 계획이다.

노희웅 대표는 "유럽 및 미주시장은 물론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고급 도자기 수요가 증가할 중국 시장을 적극 공략해 글로벌 톱3 브랜드 진입을 5년 이내에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