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의 기름 유출 사고가 발생한 지 5일째인 11일 충남 태안군 서산 가로림만에서 태안군 남면 거아도에 걸친 167㎞ 해안선이 시꺼먼 기름에 뒤덮이는 등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

또 밤사이 사고 발생 이후 가장 큰 밀물이 몰려드는 그믐사리가 태안의 피해지역을 강타해 피해가 더 확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이날 피해지역인 태안,서산,보령,서천,홍성,당진 등 6개 시.군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충남도에 따르면 태안반도 주변에 산재한 굴 바지락 전복 등의 양식장 2562㏊를 비롯해 만리포 천리포 백리포 등 6개 해수욕장의 백사장 221㏊ 등 총 2783㏊가 기름 유출 피해를 입었다.

또 방제장비 등이 모자라고 인력이 5일째 계속된 작업으로 지쳐 유출된 기름의 10%도 채 수거하지 못하고 있다.

당국은 사리피해에 대한 정확한 파악은 12일 날이 밝아봐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태안 피해지역에서는 이날 방제요원들에게 구토 피부병 어지러움증 등의 '원유 증후군'이 나타나 2차 피해 방지가 시급한 문제로 떠올랐다.

방제 현장에는 방제복과 입마개 등이 부족해 요원들이 원유에서 나오는 벤젠과 톨루엔 등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한편 박명재 행정자치부 장관은 이날 정부 중앙청사에서 기름 유출 사고를 당한 태안군 일대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해안 방제를 위해 실시하는 행정.재정.금융.의료 관련 활동 비용을 국고에서 지원하기로 했다.

정부는 우선 신속한 사고 수습을 위해 충청남도에 예비비 등 59억원,특별교부세 10억원을 지원했다.

노무현 대통령도 이날 사고 현장을 방문,태안 해양경찰서에 설치된 상황대책본부에서 피해 현황 및 방제 대책을 보고받고 방제작업이 진행 중인 만리포 해수욕장 현장에 들러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고기완/이심기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