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홈쇼핑이 오픈마켓(온라인 장터) 사업에서 1년8개월여 만에 철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CJ홈쇼핑은 최근 내부 회의를 통해 자회사 엠플이 해 온 오픈마켓 사업에서 손을 떼기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엠플은 직원들에게 사업을 연말까지 정리한다는 내용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떤 방식으로 철수할지는 결정되지 않았지만 청산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홈쇼핑 방송이 도입된 지 10년이 지나면서 성숙기에 접어든 홈쇼핑업체들은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 차원에서 오픈마켓에 뛰어들었다.

CJ는 지난해 4월 엠플의 문을 열고 마케팅 비용으로 250억원을 쏟아붓는 등 오픈마켓 공략에 적극 나섰다.

지난해 총 거래액이 1400억원을 기록하면서 단숨에 업계 3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올 들어서도 200억원가량 투자하며 마케팅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었으나 실적이 내리막길을 걸었고 손실폭이 확대되자 철수를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국내 오픈마켓을 양분하고 있는 G마켓과 옥션의 아성에 엠플이 사실상 백기를 든 것으로 보고 있다.

엠플을 비롯한 후발업체들은 제살 깎기를 감수하면서 회원 확대에 나섰지만 최대 관건인 판매자 확보에 실패,더 이상 사업 진행이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

게다가 내년 초 SK텔레콤이 T몰(가칭)을 앞세워 오픈마켓에 진입하는 것도 생존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엠플은 기존 상품을 단기에 뺄 수 없어 내년 초까지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회사 관계자는 "엠플을 언제까지 운영하고 기존 인력을 어떻게 할지는 모회사인 CJ홈쇼핑과 그룹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내부 직원들도 새로운 직장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G마켓과 옥션은 입지를 공고히 다진 터여서 후발업체들이 발 디딜 틈을 확보하기가 여의치 않았다"며 "판매자들이 새로운 오픈마켓에 장을 열 여력이 되지 않은 것도 후발업체들이 자리를 잡지 못한 이유"라고 지적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