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IB' 新성장 엔진으로 뜬다] (2)'증권업의 꽃' 애널리스트도 태부족
애널리스트는 증권업계의 꽃이다.

기본적으로 기업실적과 산업전망을 통해 주가흐름을 예측해 개인이나 법인영업부를 측면 지원한다.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애널리스트의 '족집게' 전망에 대한 대가로 해당 증권사에 주문을 내 위탁수수료 수입을 안긴다.

애널리스트의 역할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산업과 기업에 대한 실적 전망이나 가치평가(밸류에이션)를 통해 M&A(기업 인수·합병) 등 각종 IB업무의 의사결정을 돕는다.

증권사들이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에 따라 리서치부문을 강화하기 위한 애널리스트 확충에 발벗고 나서는 것은 이 같은 이유에서다.

애널리스트 역시 업계 수요에 비해 공급은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11일 증권협회에 따르면 국내외 증권사 애널리스트 수는 2004년 말 797명에서 2005년 말 856명, 작년 말 934명까지 불었다.

지난 7일 기준 애널리스트 수는 1082명에 달한다.

조금씩 늘고 있는 추세이긴 하지만 국내 증권사들은 IB사업의 핵심 부문 중 하나인 리서치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영입의 끈을 놓치 않고 있다.

올초에는 하나대투증권이 애널리스트의 '블랙홀'로 부상하면서 증권사들은 인력 유출을 막기 위한 문단속에 비상이 걸리기도 했다.

애널리스트는 물론 IB전문가 영입전이 점입가경으로 치솟자 지난달 초 증권사 사장단은 모여 스카우트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자율협약을 체결하기까지 했다.

향후 증권전문인력을 회사 내부에서 양성할 수 있는 인력 운영체계를 수립하는 한편 증권전문인력을 부당한 방법으로 스카우트하는 것은 막자는 취지였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지나친 인력쏠림 현상을 막기 위한 조치이기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자율협약이어서 잘 지켜질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애널리스트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국내 언론의 베스트 애널리스트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만 하면 3억원정도는 줘야 한다는 게 업계의 정설이 돼 버렸다.

1~2년 전만 해도 연봉 3억원은 베스트 오브 베스트로 불리는 극소수 몇 명의 애널리스트 정도만 받던 금액이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증권 이외의 업종 전문가들을 애널리스트로 영입하는 경우도 잦아지고 있다.

이미 미래에셋증권의 이은영 연구위원(철강담당)이나 안수웅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자동차) 등은 업계에서 일찌감치 옮겨와 자리를 잡은 경우다.

최근 대신증권과 푸르덴셜투자증권은 각각 기업체 IR 담당자를 애널리스트로 영입했다.

증권협회는 증권사 리서치센터와 공동으로 '차세대 애널리스트 양성 특별과정'을 열고 기업분석 전문가 육성에 돌입했다.

업계의 한 리서치 센터장은 "애널리스트를 잘 키워 놓으면 다른 증권사에서 몸 값을 높여 데리고 가는 바람에 기업분석 본연의 업무보다 조직 관리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형편"이라며 "업계 차원의 애널리스트 양성 프로그램 확대가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