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속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해운주가 과연 언제쯤 잃어버린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전문가들은 이달말 공개되는 4분기 실적에 주목하라고 조언한다. 내년도 주가향방을 가름할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기때문이다.

실적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해운주의 특성으로 볼 때 횡보를 보이던 평균운임 단가가 상승세로 반전되고 있는 것도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11일 현재 대표적 해운주인 한진해운 주가는 지난 11월 고점대비 37% 하락한 3만9750원에 거래되고 있고, 대한해운도 33%, 흥아해운 20%, KSS해운 45% 등 각각 11월 고점대비 급락한 상태다.

하지만 NOL사의 11월 수송물동량은 전년동기 대비 15.2% 증가한 19만2400FEU를 기록,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요 증가세를 나타냈고, 평균운임 또한 FEU당 2860달러로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11.8%의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이 같은 평균운임 상승은 미주노선 운임이 견조하고 구주노선의 운임이 성수기 할증료의 연장부과 등으로 지난달 2주차까지 평균운임이 하락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이처럼 국제 해운시황이 비교적 양호한데도 불구하고 해운주들이 약세를 거듭하고 있는 이유를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신영증권 엄경아 애널리스트는 "최근 약세는 실적에 민감한 해운주의 3분기 실적이 전분기보다 양호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면서 "하지만 해운주들이 전반적으로 기초체력에 이상이 없는 만큼 상승여부를 판단할 기준은 4분기 실적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시장에서 제기되고 있는 공급과잉에 따른 향후 실적악화 우려에 대해 엄 애널리스트는 "조선사의 공급상황은 이미 노출된 정보이고 설령 공급이 증가한다 해도 이는 2009년 이후 상황"이라며 "공급과잉에 따른 우려는 현시점에서는 그야말로 기우에 불과하다"고 잘라 말했다.

그렇다면 해운주의 상승모멘텀 시기는 언제쯤으로 가늠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엄 애널리스트는 "이달말까지 급상승 모멘텀은 없겠지만 내년 1분기 정도에는 상승국면으로 돌아설 것"이라고 예측했다.

양지환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도 "미국경기둔화에도 불구 NOL의 실적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컨테이너물동량의 증가세는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면서 "내년도 역시 세계 해운 물동량은 미주노선과 구주노선 각각 전년대비 8.8%, 8.6%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고 말했다.

양 애널리스트는 "실적과 평균운임 상승추세 등을 볼 때 해운주는 지금 팔때가 아니다"면서 "현시점에서는 주식 매도 보다는 매수관점에서의 대응이 오히려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