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황 … 50년 전통의 진해 구도심 상권

진해 중앙시장 상권은 1950년대 6·25동란 피난민이 몰리면서 형성된 어(魚)시장을 시작으로 조성됐다.

지금은 농수축산물과 의류를 파는 중앙시장,그 지하에 있는 어시장,브랜드 의류 가게가 많아 진해의 명동으로 불리던 화천상가와 의류 및 잡화점포가 위주인 삼확상가 등 4개 시장과 상점가로 구성돼 있다.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잘 나가던 상권이었지만 만나는 상인들마다 "내년엔 홈플러스도 들어온다는데 걱정입니더"하는 하소연이 이어졌다.

2005년 롯데마트에 이은 대형마트의 잇단 출점으로 위기감이 팽배해 있는 상황이다.

중앙시장 상권을 거닐다 보면 빈 점포도 즐비하고 점심시간이 되도록 문을 열지 않는 가게를 쉽게 볼 수 있다.

화천상가의 옛 베스띠벨리점엔 롯데마트 1층으로 옮긴다는 알림문과 함께 '권리금 없음'이라는 표지가 붙어 있다.

그 옆의 의류점포도 텅빈 채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진해시 서부에 있는 중앙시장 상권의 위축은 대형마트 진출뿐 아니라 시 중부지역으로 관공서 건물이 잇따라 이전한 데다 대단위 아파트단지가 조성된 탓이 크다.

상인들의 연령층이 대부분 60대로 판매상품을 유행에 맞춰 바꾸거나 새로운 마케팅을 시도하려는 의지가 적은 것도 상권 위축의 한 요인이다.

특히 옛 육군대학 이전 등으로 주요 소비층인 군인 가족들이 대거 떠나간 것도 이 지역 상권의 침체를 가중시켰다고 구무영 진해시 지역경제 담당은 말했다.

실제 중앙시장 인근에는 텅빈 군아파트도 눈에 띄었다.

여기에 마산과 창원 부산 등으로 소비층을 빼앗기면서 활력을 더욱 잃었다.

삼확상가에서 10년째 신발가게를 운영하는 한 상인은 "하루 280만원까지 했던 매출이 요즘은 100만원 벌기도 힘들다"고 푸념했다.

점심시간 직전에 만난 인근 신발가게 점주도 "오전 8시에 문열었는데 아직 손님 한명 받지 못했다"며 "두 식구 겨우 먹고 살 수준으로 저축통장 본 지 오래다"고 말했다.

이 가게 옆 점포는 내놓은 지 3년이 되어도 나가지 않은 탓에 '월세 놓는다'는 표지가 낡아 최근 새로 교체했을 정도다.

양말과 속옷을 팔고 있는 이인순씨는 "월세라도 맞추기 위해 진해 5일장이 열리는 날에는 아예 문을 닫고 그쪽으로 가서 장사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