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차음료 시장의 다크호스는 단연 옥수수 수염차다.

10여개 업체들이 뛰어들면서 시장 규모가 불과 2년 만에 1000억원(소비자가 기준)으로 팽창했다.

그 돌풍의 진원지는 신생 식품업체 엔돌핀이다.

옥수수 수염차를 직접 개발한 김의택 엔돌핀 사장(47)은 "우리 농산물의 세계화를 이룩해 국내 최고의 식품회사로 키우고 싶다"며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2005년 국내 처음으로 옥수수 수염차를 출시한 이 회사의 매출은 지난해 20억원에서 올해 150억원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그가 옥수수 수염차를 개발하게 된 데는 어린 시절 경험이 컸다.

"전남 함평에서 살던 어린 시절,신장염으로 몸이 자주 부었을 때 어머니가 옥수수 수염차를 끓여줘 완치됐습니다.

옥수수 수염은 조선시대부터 방광염에 약효가 있는 한약재로 쓰인데다 맛도 달콤해 대중성이 있다고 본 거지요."

그가 식품사업에 뛰어든 것은 12년여간 근무한 농협과의 인연에서 비롯됐다.

1985년 전남대 농학과를 졸업한 그는 농협에 입사,농자재 유통과 대출업무 등을 담당하다가 외환위기 직전인 1997년 퇴사,농자재 제조회사를 차렸다.

당시 그는 사과밭에서 사과를 덮은 봉지를 까치가 쫄 수 없도록 만든 특허 제품을 개발,2001년 중소기업청으로부터 '신(新)지식인'으로 선정됐다.

그러나 이 제품은 농협 측의 방해로 유통되지 못했고,2002년에는 회사가 부도나고 말았다.

"농협 측으로서는 농자재 계열사가 있기 때문에 우리 회사 제품을 막을 수밖에 없었지요.

부도 후 채권자들에게 쫓기다가 자살까지 결심했지만 죽을 각오로 살기로 마음을 고쳐 먹고 엔돌핀으로 재기했습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