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가 코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월가의 코리안 데스크들을 대상으로 '새정부가 출범하면 한국 증시가 어떻게 될 것인가'를 물어봤다.

각 후보들이 내건 경제정책과 후보별 당선 가능성 등을 감안해볼 때 새정부가 출범하면 한국 증시는 비교적 큰 장(big rally)이 설 것으로 예상했다.

일부는 큰 장은 아니더라도 새정부 출범 분위기를 맞출 수 있을 정도의 장(mini rally)은 가능하다고 봤다.

월가에서는 주가가 이전보다 10% 이상 상승하면 빅 랠리로,5% 이상 뛰면 미니 랠리로 구분한다.

누가 당선된다 하더라도 새정부가 출범하면 경제발전 초기에 한국 국민들이 보여줬던 '하면 된다(can do)' 정신을 오랜만에 다시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증시에 호재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면 된다' 정신은 기업가와 근로자 정신과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국제사회에서는 한국 경제가 단기간에 빠른 압축성장을 할 수 있었던 최대 강점으로 꼽아왔다.

경제정책 기조에 있어 각 후보들이 현 정부보다 성장을 강조하는 것도 한국 증시를 밝게 보는 요인이다.

특히 기업 활동에 장애가 되는 규제가 대폭 풀릴 가능성을 호재로 꼽았다.

효율성이 높은 기업과 계층의 활동이 보다 자유로워질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 증권사보다 씨티그룹을 비롯한 월가의 금융회사들이 내년에 한국 기업들의 실적을 더 좋게 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새정부 출범 초기 예상되는 경기부양정책도 통화정책보다 재정정책,그것도 다른 부문에 파급효과(spill-over effect)가 큰 사회간접자본(SOC) 확충 등에 중점을 둘 가능성이 높은 것도 한국 증시가 밝아 보이는 요인으로 꼽았다.

한국처럼 5년 단임제를 취하는 국가에서는 통상 2년인 정책수명과 집권 3년차 이후 레임덕 현상 등을 감안하면 정책의 주도권 및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출범 초기부터 경기부양책을 쓰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이 때문에 어떤 후보가 당선되든간에 한국에서 새정부가 출범하면 초기 2년 동안은 주식에서 승부를 내면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이 밖에 새정부가 출범하면 투자자들의 심리가 풀릴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는 사람도 있었다.

지난 5년 동안 부동산 등 자산시장에 있어서는 '해라'보다는 '하지 말아라'의 반시장적인 정책으로 위축됐던 투자자들의 심리가 '열린 마음'으로 변하면 주식을 매입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주가예측 이론으로 월가에서 각광받고 있는 조지 소로스의 자기암시 가설에서는 투자자의 낙관적인 심리를 주가 상승의 가장 큰 요인으로 보고 있다.

결론적으로 월가의 코리안 데스크들이 새정부 출범 이후 한국 증시를 밝게 보는 데에는 시장경제를 활성화하고 분배보다 성장을 중시하는 과정에서 부가가치 창출 주역인 기업을 존중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바탕을 깔고 있다.

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