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무역수지는 수출입 통계가 편제된 1957년 이래 1980년대 후반을 제외하고는 만성적인 적자를 지속해 왔으나 외환위기 이후 흑자로 돌아섰다.

2005년 이후에는 원유가격 상승과 내수회복으로 수입이 늘어나면서 흑자폭이 줄어들고 있고 이러한 추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다면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경제성과의 직접적인 잣대가 될 수 있을까.

수십년간 무역수지 적자를 지속하는 미국과 반대로 흑자를 보이는 일본을 비교해 볼 때,생산(수출)만 하고 소비(수입)는 하지 않는 경제가 무조건 낫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또한 무역수지는 경제상황이 개선될 때도 나빠질 수 있다.

무역수지에 서비스.이전수지를 더한 경상수지는 국내 저축-투자 차이와 동전의 앞뒷면이다.

즉,우리나라 상품의 국제경쟁력이 변하지 않더라도 국내 경제주체들의 소비(저축) 또는 투자 행태가 변하면 같이 변하게 된다.

예를 들어 경제가 활황을 보여 기업들의 투자가 왕성해지면 무역수지는 적자를 기록할 수도 있다.

내수시장이 충분히 크고 대외신인도 걱정이 없는 선진국에서는 무역수지 그 자체는 이슈가 아니다.

그러나 무역수지를 산업별로 살펴 볼 때는 이야기가 다르다.

개별 산업이 장기적으로 무역흑자를 보인다는 것은 그 산업이 국제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성장잠재력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는 산업은 흑자를 지속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미국에서도 자동차 산업의 무역적자는 계속 이슈가 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경제의 장기 성장동력이라 할 수 있는 중간재 무역은 안정적인 흑자를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전체 무역수지가 적자를 보이는 미국과 유럽연합(EU) 국가들도 중간재 부문에서는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