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검찰의 'BBK 주가조작 사건' 수사 발표에 대해 정치권은 극명하게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한나라당은 "마침내 진실이 밝혀졌다"고 크게 환영하면서 범여권에는 대국민 사과를,이회창 무소속 후보 측에는 후보 사퇴를 각각 촉구했다.

반면 범여권과 이회창 후보 측은 "검찰 수사 결과를 단 한 글자도 인정할 수 없다"고 반발하며 장외투쟁에 돌입하는 등 '반(反)이명박 연대'를 위한 움직임을 가시화했다.

범여권과 이회창 후보 측이 노선과 이념의 차이를 넘어 '이명박 대세론'을 깨기 위한 연합전선을 구축하면서 대선 구도가 '이명박 대 반(反)이명박'으로 압축되는 형국이다.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는 이날 서울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늦었지만 진실이 밝혀져 다행이다.

대한민국의 법이 살아 있기에 대한민국의 미래에 희망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강재섭 대표는 "범여권은 무조건 무릎꿇고 국민들께 용서를 빌어야 한다"며 "이회창 후보도 이제 깨끗이 사퇴해야 한다"고 공세를 폈다.

그러나 대통합민주신당은 이날 '이명박 특검법'을 발의하는 한편 서울 광화문에서 촛불집회를 갖고 검찰을 강력 규탄했다.

집회에 참석한 정동영 후보는 "법보다 위에 있는 게 국민의 상식인데 오늘 상식이 검찰에 탄핵당했다"며 "거짓과 진실을 가려야 할 검찰이 거짓의 손을 들어주는 현실을 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당은 특검 등 가시적인 보완조치가 취해질 때까지 촛불집회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이회창 후보도 "이런 조사 결과는 국민 의혹을 풀기에는 동떨어진 것"이라며 강한 불만을 나타내면서 한나라당의 후보 사퇴 요구에 대해 "황당한 소리를 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이 후보 측 김정술 법률지원단장은 이날 서울중앙지검에서 김경준씨를 접견한 뒤 기자회견을 갖고 "검찰은 김씨가 주가 조작,BBK에 대해 자백했다고 발표했지만 김씨는 소극적으로 시인했던 것이라고 말했다"며 "수사과정에서 검찰로부터 회유와 협박을 받은 것은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 측 역시 서울 명동성당 앞에서 촛불시위를 하며 장외투쟁에 돌입했다.

김인식/이준혁/노경목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