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베이징올림픽 야구 예선전에서 대표팀 주장으로 뛰어난 기량과 솔선수범한 자세로 호평을 받은 박찬호(34)가 내년 미국프로야구 구단 계약을 새롭게 생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대만 타이중에서 4일 귀국한 박찬호는 인천공항서 가진 인터뷰에서 "친정같은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먼저 계약하겠다는 뜻은 변함이 없다.

그러나 대만에서 만난 여러 스카우트에게서 (메이저리그 재입성에 있어)'영향력이 있는 좋은 구단 쪽으로 선택하라'는 조언을 들었다.

터무니 없는 결정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계약을 원점에서 재추진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박찬호는 지난달 1일 대표팀 합숙 훈련 시작과 함께 6년 만에 친정팀 다저스와 마이너리그 계약한 사실을 공개적으로 알렸으나 다저스가 부상을 염려해 박찬호에게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말 것을 권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이 복잡해졌다.

박찬호는 일본 오키나와 전훈 중 '정의감으로 대표팀을 택했다'며 대회 출장 강행 의지를 밝혔다.

박찬호는 에이전트를 통해 계약에 구두 합의했지만 아직 사인은 하지 않았다.

그는 "항상 시련 뒤에 희망이 있는 것이다.

고민을 많이 했는데 결국 대표팀을 택했다.

대만에서 미국프로야구 여러 스카우트와 만났는데 지난해 장 출혈 수술 이후 투구 내용이 좋아진 것 같다고 말한 분도 있었다.

이번 대회가 재기 기회를 얻는데 의미 있는 일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찬호는 1일 대만과 첫 경기에 선발 류현진에 이어 6회부터 마운드를 이어 받아 3이닝 동안 안타 4개를 맞았으나 무실점 투구로 한국이 5-2로 승리하는 데 밑거름을 마련했다.

박찬호는 "이번 대회 젊은 선수들의 하고자 하는 의지와 정신력이 투철해 분위기도 좋았다.

해외파 투수가 없어도 젊은 후배들이 잘 해줘 고마웠고 더욱 나아지리라고 생각한다.

내년 3월 플레이오프 때 해외파 투수가 빠져도 국내 투수들이 잘 해줄 것으로 믿는다.

후배들이 자랑스럽다"고 칭찬했다.

"이번 대회에서 걱정했던 투수진이 잘 던져줬다"고 평한 박찬호는 "내년에는 시즌을 준비하는 시기에 대회가 열리기에 부족했던 것을 각자가 보완하고 이번 경험을 잘 살린다면 더욱 좋은 경기로 올림픽 본선 티켓을 따낼 것으로 생각한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영종도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