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명 등록… 교수의회 "예비심사를" , 법인 "있을수 없는 일"

이필상 전 총장의 퇴진으로 1년 가까이 비어 있는 고려대 총장 자리를 놓고 7명의 교수들이 출사표를 던졌다.

하지만 총장 선출 방식을 둘러싸고 고려대 법인과 교수 의회가 정면 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어 선거 과정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고려대는 4일 김일수(61.법대)，김호영(58.기계공학과)，염재호(52.행정학과)，이기수(62.법대)，이만우(57.경제학과)，최광식(54.한국사학과) 김병철(58.생명과학) 교수 등 7명이 총장 후보로 등록했다고 밝혔다.

고려대 법인은 오는 11일 회의를 갖고 이들 후보에 대해 총장선출위원회(총추위)에 후보 심사를 요청할 예정이다.

총추위는 이들 후보 개개인에 대한 점수를 매겨 5명을 선발，20일 이내에 이사회에 추천하게 된다.

법인은 이필상 전 총장이 논문 표절 시비로 중도 하차한 만큼 심사 과정에 논문 검증 절차를 포함시킬 방침이다.

교수 의회는 "교수들이 자질 심사를 통과해야 후보로 등록할 수 있다"며 고려대 법인이 주도하는 총장 선거에 반대하고 있다.

교수 의회는 오는 17일 부적격자를 솎아내는 '네거티브 방식'의 투표를 실시,7명의 후보 중 4~5명만 총추위에 올릴 계획이다.

교수 의회의 행보에 대해 법인 측은 "예비 심사는 있을 수 없는 일이며 7명 모두를 후보로 인정하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고려대 관계자들은 지난 선거 교수 투표에서 최고 득표율을 기록한 이기수 교수를 유력한 총장 후보로 거론하고 있다.

법인과의 껄끄러운 관계를 선거 기간 중 얼마나 개선할 수 있는지가 당락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번에 처음 도전장을 내민 최광식 교수는 법인 관계자들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해외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이 학교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고려대처럼 총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연세대도 총장 선출 문제를 놓고 학내 갈등이 첨예하다.

연세대 재단이사회는 지난달 23일 "교수 전원과 전체 교수 수의 10％에 해당하는 교직원이 참여하는 선거를 치러 복수의 총장 후보를 선출한 뒤 재단이 1명을 최종 선임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교직원을 선거에 참여시킨다는 법인의 방침을 일부 교수들이 수용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는 상태다.

특히 김광열 연세대 노조위원장이 최근 '일부 교수들이 구성원의 합의를 무시하고 총장후보 선거를 교수들만의 행사로 제한하려는 것에 유감을 표한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교직원들에게 발송한 후 교수들과 교직원들의 알력이 한층 심해졌다.

성선화/이태훈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