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총 가계 빚이 사상 처음으로 600조원을 넘어섰다.

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분기 가계신용 동향'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가계대출과 신용카드 등에 의한 외상구매(판매신용)를 합한 가계신용 잔액은 6월 말보다 14조2000억원 증가한 610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통계청의 지난해 추계 가구수(1598만8599가구)를 기준으로 할 경우 가구당 부채 규모는 3819만원이다.

가계신용 증가액은 작년 4분기 23조1000억원에서 올 1분기엔 4조5000억원으로 급감했으나 2분기(9조9000억원)부터 다시 확대되는 추세다.

이는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규제로 상반기 크게 둔화했던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이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늘어나고 있는 데다 신용협동기구 등 비은행금융기관의 가계대출이 빠른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금은행의 경우 신용대출 위주로 영업을 강화하면서 3분기 가계대출 잔액이 6조원 증가했다.

전분기(2조1000억원 증가)보다 3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3분기 예금은행이 취급한 대출 가운데 주택 용도 대출의 비중은 38.5%로 전분기(40.6%)보다 줄어든 반면 소비 및 기타 용도는 61.5%로 전분기(59.4%)보다 증가했다.

비은행 금융기관의 대출은 상호금융 등 신용협동기구의 대출을 중심으로 5조5000억원 늘어 전분기(5조6000억원)에 이어 높은 증가세를 유지했다.

한편 소비자들의 외상구매를 나타내는 판매신용은 3분기에 4300억원 늘어 전분기(4700억원)보다 증가세가 다소 둔화됐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