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낸드플래시 원조' 격인 일본 도시바에 퓨전반도체인 '원낸드(OneNAND)' 기술을 수출한다.

이 회사는 3일 "도시바 측에 삼성전자의 독자 개발제품인 원낸드와 플렉스원낸드(Flex-OneNAND)에 관한 라이선스를 제공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앞으로 도시바에 원낸드 양산에 필요한 기술을 전수하고,도시바는 '원낸드'라는 명칭을 붙인 제품을 생산·판매하게 된다.

특히 도시바는 라이선스 제공에 대한 대가로 삼성전자에 일정 정도의 수수료를 지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가장 앞서 개척한 '원낸드' 진영에 지난해 ST마이크로에 이어 도시바까지 합류함에 따라 퓨전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주도권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도시바는 1989년 세계 최초로 낸드플래시를 개발한 업체다.

낸드플래시 원천기술을 보유한 덕분에 도시바는 매년 세계 주요 반도체업체들로부터 로열티를 지급받아왔다.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의 40%를 차지하는 삼성전자도 예외는 아니다.

삼성전자는 지금까지 도시바와 크로스라이선스(특허 상호사용) 계약을 체결하면서 로열티 문제를 해결해왔다.

하지만 이 같은 도시바의 기술우위는 차세대 반도체로 통하는 '퓨전반도체' 시장에서는 더이상 통하지 않게 됐다.

삼성전자가 퓨전반도체 '원낸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면서 도시바에 기술을 수출하게 됐기 때문이다.

실제 이번 계약으로 도시바에 공급하는 반도체인 '원낸드'와 '플렉스 원낸드'는 삼성전자가 독자 개발한 기술.2004년에 개발된 '원낸드'는 낸드플래시와 노어플래시,S램,로직 등을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 기존 플래시메모리에 비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인 제품이다.

올해 3월 개발한 플렉스 원낸드도 기존 낸드플래시에 비해 데이터 처리속도를 최대 4배가량 향상시킬 수 있다.

국내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퓨전반도체 시장을 선점하면서 적어도 이 분야에서는 '원조업체'로 대우받게 됐다는 게 이번 계약의 의미"라고 말했다.

이번 계약으로 삼성전자가 최초 개발한 '원낸드' 진영에는 지난해 10월 세계 6위 플래시메모리 반도체 업체인 ST마이크로에 이어 낸드플래시 2위 업체인 도시바까지 합류하게 됐다.

업계는 '삼성-도시바-ST마이크로'의 삼각동맹이 미칠 파급력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현재 반도체업계에서는 인텔과 마이크론 등 미국 업체들과 하이닉스반도체,대만 업체 등이 각각 퓨전반도체 기술개발 경쟁에 돌입한 상황이다.

퓨전 반도체가 내년 전체 낸드플래시 시장의 4%,시장규모 8억달러에서 2010년 전체 낸드시장의 20%,시장규모 50억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ST마이크로에 이어 도시바가 원낸드를 양산한다면 퓨전반도체 시장도 급속하게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