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비자금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은 2일 삼성증권에 대해 사흘째 압수수색을 벌여 4.8테라바이트 규모의 전산 자료를 확보했다.

검찰은 또 김용철 변호사가 제출한 '비자금과 관련된 삼성 일부 임직원 명단'에 대해서도 분석작업을 벌였다.

검찰 특별수사·감찰본부(본부장 박한철 검사장)의 김수남 차장검사는 "서울 수서동에 있는 삼성증권 전산센터에 대해 사흘째 압수수색을 벌였다"며 "경기도 과천에 있는 삼성SDS e데이터 센터에 대한 압수수색은 어제(1일) 자정께 끝마쳤다"고 밝혔다.

김 차장검사는 "압수수색 자료가 4.8테라바이트에 이를 정도로 워낙 방대해 다운로드 받는데 시간이 걸리고,삼성SDS에서 확보한 백업 전산자료를 삼성증권 전산센터 자료와 비교·대조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소요돼 작업이 길어지고 있다"며 "언제 끝날지 아직 정확히 말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1테라바이트는 1024기가바이트로 TV프로그램 1380시간에 해당하는 분량으로 영화 1300여편을 담을 수 있다.

4.8테라바이트는 일반 CD(CD당 700메가바이트 기준) 7000장 분량에 해당된다.

검찰은 또 김용철 변호사가 1일 검찰에 출석하면서 제출한 '비자금 관련 삼성임직원' 20여명의 명단에 대한 분석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김 차장검사는 "이들 임직원 명의로 차명 계좌가 개설됐다는 것인지,임직원들이 그룹 비자금을 관리했다는 것인지 등 의미가 정확하지 않아 명단의 의미를 좀더 검증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특수본부는 해외에 체류 중인 삼성SDI 미주법인 전 구매담당 과장 강부찬씨가 '삼성그룹 해외 비자금을 조성한 사실이 있다'고 주장함에 따라 기초적 사실 관계를 확인하는 한편 강씨에 대해 '입국시 통보조치'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