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들의 대작이 과연 새 바람을 일으킬까.

침체에 빠진 게임 업계가 유명 개발자들의 신작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해 사행성 게임 '바다이야기' 파문이 터진 뒤엔 신작 중에서 동시접속자 10만명은커녕 3만명을 돌파한 게임도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게임 업계는 '대박'을 터뜨려본 적이 있는 '거장'들의 신작으로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있다.

원조 퀴즈게임 '퀴즈퀴즈'와 횡스크롤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메이플스토리' 개발자인 이승찬씨는 최근 '텐비'(사진 위)를 내놓았다.

메이플스토리는 2003년 등장 이후 6000만명이 넘는 회원을 확보했고 글로벌 매출이 월 100억원을 넘는 효자 게임이다.

이씨가 설립한 시메트릭스는 최근 텐비 개발을 끝내고 네오위즈게임즈를 통해 비공개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게임은 메이플스토리와 마찬가지로 그래픽이 아기자기하고 게임 캐릭터가 가로로 이동하면서 적과 싸우는 횡스크롤 방식을 채택해 친숙한 느낌을 준다.

특히 '파일럿'이라는 캐릭터는 '가디언'이라는 장치를 타고 날아다닐 수 있어 눈길을 끈다.

세계적인 히트작 '비앤비'와 국민 게임 '카트라이더' 개발자인 정영석 넥슨 본부장은 최근 '버블파이터'(사진 가운데)를 선보였다.

카트라이더는 한때 PC방을 휩쓸었던 자동차경주게임,비앤비는 아시아를 석권한 캐주얼게임이다.

버블파이터는 이 두 게임의 캐릭터를 계승했다.

물총싸움이라는 특이한 소재를 선택한 데다 아기자기한 그래픽,귀여운 동작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인기 게임 '거상'과 '군주온라인'으로 정치경제 MMORPG 영역을 개척한 김태곤 엔도어즈 이사는 '아틀란티카'(사진 아래)라는 독특한 게임을 공개했다.

이 게임은 김씨가 처음 내놓는 3D(입체)게임으로 MMORPG에서는 유례가 없는 '턴제'(돌아가며 차례로 격돌) 전투 방식을 택했다.

미지의 세계 아틀란티카 탐험을 소재로 택하는 등 스토리에 강한 김 이사의 장점도 살렸다.

거장들의 신작이 동시에 등장하는 데 대해 게임업계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최근 2년간 히트작 부재로 고전하는 게임업계에 숨통을 터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각기 수십만명의 고정 팬을 확보한 '거장'들의 솜씨가 유저들의 관심을 끌 것이기 때문이다.

저마다 독특한 소재를 택했다는 점에서 새로운 이용자층을 형성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최관호 네오위즈게임즈 대표는 "우리나라 게임산업은 지금 어느 때보다 새로운 이용자층 형성이 절실한 때"라며 "검증받은 개발자들의 새로운 작품이 이용자 기반을 확대하고 침체된 업계에 활력을 불어넣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