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창 은행연합회장은 28일 "금산분리 문제는 지금처럼 꽉 막힌 방식으로는 어렵고 차기 정부에서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 회장은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취임 2주년 간담회를 갖고 "금산분리로 꽉 막아 놓으면 우리은행 민영화 등도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이라며 "차기 정부에선 금산분리를 포함한 새 금융산업 청사진을 마련하기 위한 범정부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금산분리 규제를 완벽하게 푸는 것은 현실 여건이 성숙하지 않았기 때문에 적절치 않고 어느 선에서 타협점을 찾을지가 관건"이라며 "산업 자본의 직접 참여보다는 사모투자펀드(PEF)나 연기금 등이 참여하는 형태를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유 회장은 이어 현행법상 산업 자본의 은행 지분 소유 한도인 4%도 뚜렷한 근거가 있는 기준은 아니라며 완화될 필요가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1983년 은행법 개정 때 동일인 지분 한도를 정부가 10%로 제시하자 당시 야당인 민한당이 5%를 주장해 결국 8%로 결정됐다"며 "이어 1994년 법 개정 때 이를 절반으로 자른 (정치적) 타협의 산물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회원은행들이 출자해 만든 금융연구원이 최근 금산분리 유지 필요성을 강조하는 연구보고서를 잇달아 내놓은 데 대해서도 은행권 입장을 대변한 것은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