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 겸 FIFA(국제축구연맹) 부회장은 26일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에 앞서 남.북한이 아시아 지역 예선에서 동일한 조에 편성된 것과 관련 "잘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25일 더반에서 열린 2010 FAIFA 월드컵의 대륙별 조 추첨행사에 참석한 뒤 이날 오후(현지시간) 요하네스버그 O.R 탐보국제공항에서 호주 시드니로 출국하기에 앞서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남.북한이 같은 조에 편성된 데 대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서로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라고 본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북한은 국제경험이 부족한데 그런 면에서 우리가 도울 수 있을 것"이라며 "북한팀은 열심히 하니까 우리도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06년 월드컵 예선에서 북한 팀이 탈락한 것은 골키퍼의 경험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정 회장은 특히 이번 조 추첨을 통한 아시아지역 2차예선에서 2008년 3월 26일 평양에서 한국팀이 원정경기를 갖게 된다고 소개하고 "선수단과 응원단이 버스를 통해 판문점을 거쳐 북한을 가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육로를 통한 선수단.응원단의 북한 방문을 추진할 의사를 밝혔다.

정 회장은 한국팀의 2차 예선 마지막 게임이 2008년 6월 22일 서울에서 북한팀과 갖게 돼 있다고 전하면서 북한팀의 육로를 통한 한국 방문도 염두에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남아공의 월드컵 대회 준비와 관련해 "경기장 건설이 좀 늦어지고 있지만 2009년에 컨페더레이션컵이 열리게 돼있다"며 "이 대회에 맞춰 경기장 건설이 완료되면 월드컵 대회를 치르는데 지장은 없을 것"이라고 낙관론을 폈다.

이와 함께 정 회장은 국내 대통령 선거와 관련해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그가 지지할 것이라는 소문에 대한 질문에 "한국을 출국하기에 앞서 의원회관 사무실을 통해 성명 비슷한 것을 냈는데 그런 입장과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무소속 의원인 정 회장은 지난 23일 의원 사무실을 통해 이 후보 지지선언 소문과 관련 "그 쪽의 기대일 뿐"이라고 말하면서도 "선거와 정당제도, 후보들에 대한 걱정과 실망을 하고 있으나 정치인으로서 방관만 하는 것도 무책임한 일이라서 고심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그는 "케이프타운에만 유학하고 있는 우리 초등학생이 1천∼2천명에 이른다고 얘기를 들었는데 사실이냐"고 반문한 뒤 "다만 그 숫자가 100명에 이른다 하더라도 이는 보통 일이 아니다"며 한국 교육에 심대한 문제가 있다는 취지로 지적했다.

이와 관련, 케이프타운에 거주하면서 유학 관계 업무를 맡고 있는 한 교민은 "초등학생이 200명쯤으로 추정되고 중.고등 학생을 포함할 경우 모두 600명 가량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민철 특파원 minch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