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금 '5억원'의 기탁금을 내고 대선에 출마한 후보들 중에는 생소한 이름이 적지 않다.

지지율이 낮아 기탁금을 돌려받을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이는 데도 굳이 '거액'을 들여 후보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이유도 각양각색이다.

우선 이수성 전 총리(68)는 '화합과 도약을 위한 국민연대' 후보로 26일 등록마감 직전에 대선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분열과 갈등의 시대를 종식하고 화합과 도약의 시대를 열겠다"는 것이 출마의 변이다.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와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 등 기존 정치인들은 통합에 적합하지 않고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는 경험이 부족해 본인이 나설 수밖에 없었다는 주장이다.

허경영 경제공화당 후보(60)는 군소후보들 중에 가장 유명세를 타고 있다.

1987년부터 이번까지 벌써 4번째 대권도전에 나선 '단골 후보'다.

고 이병철 삼성 회장의 양아들이었다고 주장하는 그는 15대 대선 출마 당시 "신혼부부에게 1억원씩 주겠다" "핵무기를 개발하겠다"는 등의 공약으로 관심을 끌기도 했다.

이번 대선에서도 "유엔본부를 판문점으로 이전해 안보와 경제를 살리겠다"는 이색 주장을 폈다.

옛 과기처 장관을 지낸 정근모 참주인연합 후보(67)는 대선후보들 중 가장 먼저 5억원의 기탁금을 완납했다.

저명한 물리학 교수 출신에 출마 직전까지 명지대 총장을 역임하기도 한 그의 출사표는 "과학기술을 창달해 국민이 참주인이 되는 초일류 국가를 건설하겠다"는 것이다.

참주인연합은 김선미 의원이 신당을 탈당해 대표를 맡고 있어 군소후보들의 정당 중에는 유일하게 원내 의석을 가졌다.

금민 한국사회당 후보(45)는 대선후보 중 가장 젊다.

고려대에서 법학을 전공한 후 독일에서 법철학을 공부하면서 진보정치에 눈을 떴다.

현재 사회비판아카데미 이사장이자,온라인 언론매체의 진보논객을 자임하는 그는 출마의 변으로 "진보의 새로운 길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진보 진영에서도 소수파인 한국사회당은 16대 대선에 후보를 냈던 청년진보당의 후신이다.

17대 총선 등을 겨냥해 자신들의 정책과 슬로건을 이번 대선에서 적극 부각시키는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관 새시대참사람연합 후보(63)는 육군 9사단장,중앙군사학교장 출신으로 '헌신하는 정치환경 구현'과 '최첨단 선진국방 구현' 등을 당 강령으로 삼아 출사표를 던졌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