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침묵 모드'를 끝내고 오는 30일부터 이명박 후보의 지원유세에 나선다.

박 전 대표는 26일 왕자루이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 오찬을 가진 후 기자들과 만나 "(지원 유세) 준비를 하라고 했다"며 "곧 되겠지요"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25일 도와달라는 이 후보의 전화를 받고 "약속한 대로 당원으로서 의무와 도리는 다하겠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고 말했었다.

박 전 대표는 또 "지원유세는 당원으로서 기본적인 도리이자 책무"라며 "(BBK와 관련) 검찰 수사과정에서 지금까지 나온 것도 없는 상황에서 팔짱을 끼고 앉아 있을 수는 없다"고 밝혔다고 측근인 김재원 의원이 전했다.

박 전 대표의 이 같은 입장에 따라 비서실장을 지낸 유정복 의원과 측근인 이성헌 전 의원은 이날 권오을 유세지원단장과 협의를 갖고 30일 첫 유세를 갖기로 했다.

첫 유세 장소는 대구ㆍ경북(TK)이나 충청권이 거론되고 있다.

12월1일에도 연이어 유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에선 박 전 대표의 유세 차량을 마련하는 등 준비를 갖춘 상태다.

박 전 대표가 유세에 나서게 되면 이 후보에 대한 지원 수위에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선 '이 후보를 지원해 달라'는 적극적 내용 대신 '좌파정권을 종식시켜야 한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견지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의 발언 수위와 관계 없이 2004년 총선 이후 치러진 각종 선거에서 불패신화를 만들어 낸 박 전 대표가 나선다면 파급력이 상당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명박 후보에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게 확실하다.

보수 분열을 불러 온 이회창 후보에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임에 따라 대선 판도에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 후보 측의 한 관계자는 "박 전 대표가 선거 때마다 대단한 대중적 인기가 있다는 게 입증된 만큼 각종 악재에 시달리는 이 후보로선 '천군만마'를 얻는 셈"이라고 말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