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철광석시장 '빅뱅' 예고
중국이 세계 인수·합병(M&A) 사상 최대 규모인 2000억달러의 매입 가격으로 세계 3위 철광석 업체인 리오틴토 인수전에 뛰어든다.

중국의 경제주간지 차이징은 26일 국가투자공사와 바오산강철 등 중국의 대형 철강 회사들이 공동으로 리오틴토를 인수키로 하고 곧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세계 1위 철광석 업체인 BHP가 1490억달러에 리오틴토 인수를 제시했다가 거절당한 것을 감안,중국 측은 최대 2000억달러를 제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측이나 리오틴토 어느 쪽에서도 보도를 확인해주지 않고 있어 시장의 루머 수준이라는 얘기도 있다.

그러나 중국 측의 인수 움직은 두 가지 점에서 주목을 끈다.첫째,조강 생산량 1위인 중국이 철광석을 안정적으로 싼 값에 확보할 경우 세계 철강 시장에서 막강한 경쟁력을 갖게 된다는 점이다.

세계 철광석 시장에선 중국과 인도의 철강 생산 증가로 심각한 공급 부족이 발생,가격이 급등하는 추세다.

현물 시장 가격은 11월 현재 t당 57달러 선에 거래돼 1년 전보다 18%가량 올랐다.

게다가 호주 BHP와 리오틴토,브라질 CVRD 등 세계 철광석 시장의 79%를 점유하고 있는 3대 업체가 내년 철광석 공급 가격을 30% 올리기로 결정하는 등 가격 상승세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일본 노무라증권은 최근 "철광석 공급 부족이 만성화하고 가격 역시 계속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철광석시장 '빅뱅' 예고
포스코 신일본제철 바오산 등은 이에 따라 BHP가 리오틴토를 인수하면 세계 시장의 40%를 점유,세계 철강 업체의 생사여탈권을 쥐게 된다며 이를 강력하게 반대해왔다.

중국은 이에 따라 아예 리오틴토를 사들여 안정적인 철광석 공급원을 확보,세계 철강 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한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상대적으로 싼 가격에 철광석을 공급받아 세계 철강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뿐 아니라 사실상 국제 철강 가격의 결정권도 갖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철광석 순수입국이며 올해 총 3억6600만t을 수입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한가지 주목할 부분은 국부(國富)펀드로 불리는 국영 해외투자 전문기관인 중국투자공사가 이번 리오틴토 인수전에 참여키로 했다는 점이다.

중국투자공사는 이날 리오틴토 인수를 위한 컨소시엄 참여 보도를 공식 부인했다.

그러나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이번 인수전은 철강 업체와 중국투자공사의 연합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투자공사는 1조4000억달러가 넘는 외환보유액을 바탕으로 중국 정부가 지난 9월 말 출범시킨 투자기관이다.

2000억달러의 자본금을 갖고 있는 이 회사가 중국의 산업 발전에 필요한 원자재 시장에 투자한다는 것은 결국 '차이나 달러'를 활용해 글로벌 기업을 육성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전략이 실행되기 시작했다는 것을 뜻한다.

AP통신은 최근 국가투자공사가 약 50개의 글로벌 기업에 대한 투자 리스트를 작성했으며 내년부터 본격적인 기업 사냥에 나설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