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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자유무역협정) 확산 등 급속한 세계경제 환경변화를 기회로 활용하자."

치열한 글로벌 경쟁 속에서 유연성과 혁신성을 바탕으로 세계무대를 누비는 중소기업들이 늘고 있다.

화장품용기 하나로 1000만불 수출탑을 수상한 ㈜태성산업을 비롯 선박용 전선업체인 ㈜TMC,조미식품전문인 동은FC,캔버스화업체인 ㈜스프리스,첨단안경렌즈전문 대명광학,자동차볼트전문 선일다이파스 등이 그 같은 업체들이다.

이들 업체는 여러 측면에서 대기업보다 열악한 상황에 있음에도 뛰어난 실력으로 폭발적 성장을 이뤄가고 있다.

충남 천안에 있는 ㈜TMC는 선박용 전선 및 옥내용 광케이블 업계에서는 알아주는 우량기업이다.

국내 대형 조선소를 비롯해 일본,싱가포르,중국,북미,유럽 등지에 선박용 전선을 수출하는 이 회사는 지금까지 수출 누계 금액이 자그마치 7000만달러에 이른다.

지난해 3월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초대형 해양플랜트인 대우조선해양㈜의 'Agbami FPSO' 프로젝트에서 전선 공급업체로 선정돼 1000만달러 규모의 선박용 케이블을 수주하는 성과를 거뒀다.

㈜TMC 송무현 대표는 "당장의 수익보다 장기적인 기술 개발에 주력한 결과"라고 자평한다.

화장품 용기 생산업체인 ㈜태성산업도 화장품 용기 디자인 및 제조에 관한한 국내외에서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바비브라운,에스티 로더,시세이도,크리니크,가네보,랑콤 등 글로벌 화장품브랜드가 선호하는 파트너가 바로 ㈜태성산업이다.

1994년 개성공단에 입주한 이 회사는 그동안 미국,일본,프랑스,독일 등 18개국에 제품을 수출해 1000만불 수출 탑을 수상했다.

이들 업체는 주로 오랫동안 한 업종에 주력하고,일찌감치 국외로 눈을 돌린 경우가 많다.

또 사회 및 직원들과 공생을 추구하는 '사회적 책임의 실천'도 눈에 띈다.

◆한 우물만 판다 = 너도나도 '블루오션'을 찾아 나서지만,1등 중소기업들은 적게는 10년,많게는 수십년 동안 외길을 걸어온 기업들이 대부분이다.

한 분야를 파고든 덕에 관련 업종에서 최고의 기술력과 점유율을 자랑한다.

㈜동은FC는 1990년 설립된 이래 20년 가까이 기능성식품 소재의 수입ㆍ가공ㆍ유통에만 집중해 왔다.

간장소스 및 액젓 등의 가공식품 외에 각종 조미식품과 식품향료 등을 제조ㆍ공급하는 이 회사의 시장점유율은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힌다.

◆외국을 국내처럼 = 1등 중소기업들은 국내보다 국외에서 더 유명하다.

판로가 없고 시장도 좁은 국내를 넘어 국외에서 날개를 편 회사들이 많다.

13년 째 화장품 용기에만 매달려 오대양 육대주를 누비는 ㈜태성산업 배해동 대표는 "더 넓고,더 잘 살고,화장품 문화가 더 발달한 나라를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중소기업은 우선 전문영역을 만들어 놓고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회적 책임에도 관심 = '중소기업은 먹고 살기만도 바쁠 것'이라는 편견도 날려버린다.

캔버스 화 1000만족 판매 달성을 눈앞에 둔 ㈜스프리스의 경영마인드는 '나눔'과 '윤리마케팅'이다.

청소년들과 함께하는 '철새도래지 방문'을 비롯해 전국 5000여 소년소녀 가장들에게 '사랑의 신발'을 증정하는 등 매년 사회공헌 행사를 추진하고 있다.

이들 알찬 중소기업들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DNA를 바꾸고,그 속에서 성장하기 위해 더 많은 뇌세포를 가동한다는 점이다.

언제,어디서,어떤 방식으로든 살아남는 '유비쿼터스 기업'들은 외부환경에 자비를 구하지 않는다.

배고픈 사자나 잔인한 태풍은 자비를 베풀지 않는다는 점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신재섭 기자 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