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이 LCD와 휴대폰의 힘으로 삼성전자가 반도체 부진을 딛고 바닥을 탈출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일까?

반도체 시황 부진으로 연일 약세였던 삼성전자가 이틀째 오르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23일 오전 10시 1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일대비 2.78%(1만5000원) 오른 55만4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에 대해 언급한 국내외 증권사들의 리포트는 대체로 긍정적인 방향을 점치는 분위기였다.

지난 22일 발표한 LCD 8-1라인 2단계 단독투자 결정에 대해서는 호평이 쏟아졌다.

동부증권의 이민희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이번 투자로 내년 LCD 시황 호전의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에 신규 가동되는 LCD라인이 2개뿐이라 대형패널 공급부족 심화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맥쿼리증권도 삼성전자의 LCD 투자금액 2조600억원이 예상보다 높긴 하나 긍정적인 LCD 수급 전망에는 문제가 없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반도체 부문의 부진에 대한 입장은 다소 엇갈리는 듯 했다.

동부증권은 LCD와 휴대폰 사업의 호전을 반도체 부진이 상쇄시킨다며 반도체 부문의 바닥 신호가 보일 때까지 보유 투자의견을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맥쿼리도 메모리 반도체 실적 하향 추세가 내년 상반기까지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중립 투자의견을 지속했다.

그러나 대우증권은 반도체부문의 부진보다 비반도체 부문의 호조에 더 가중치를 두는 모습이다. LCD 등 비반도체 부문의 실적 개선 전망을 고려해 목표주가를 기존 66만원에서 71만원으로 상향 조정했기 때문이다.

현대증권의 김장열 연구원은 내년 반도체 업계의 투자축소가 임박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삼성전자의 차별적인 경쟁력이 부각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D램 가격이 더 하락하겠지만 내년 1분기말이나 2분기 초면 이익률이 회복될 가능성이 있고, 삼성전자의 경우 70/80나노 중심으로 원가를 더욱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주가 측면에서 보더라도 경쟁사들이 4분기에 20~40% 주가가 밀렸지만 삼성전자는 6% 하락에 머무르는 등 향후 긍정적인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한경닷컴 이혜경 기자 vix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