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뜩 흐린 하늘만큼이나 주식시장의 분위기도 뒤숭숭했다.

23일 코스피 지수는 7일 연속 하락하며 지난 2004년 10월7일~15일 이후 최장 기간 내림세를 이어갔다.

낙폭 과대로 기술적 반등이 가능한 구간에 접어들었지만, 투자심리가 극도로 악화돼 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 종가는 전일 대비 26.14P(1.45%) 하락한 1772.88포인트였다.

추수감사절 연휴로 뉴욕 증시가 휴장한 가운데 장 초반 1800선 회복을 시도하며 오름세를 보이던 코스피는 외국인과 개인의 동반 매도에 이내 약세권으로 밀려났다.

장 막판 낙폭을 줄이기는 했지만 악성루머까지 돌며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 지수는 한때 1745포인트까지 급락하기도 했다.

외국인(276억원)이 12일째 매도 우위를 이어갔고, 개인 투자자들도 3595억원 어치 주식을 내다 팔며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기관은 3255억원 순매수.

프로그램 매매로 3217억원의 '사자'가 유입됐다.

의료정밀과 운수창고, 증권, 유통, 기계 등이 특히 부진했다. 반면 전기전자와 통신, 은행 등은 상승세를 나타냈다.

삼성전자가 이틀 연속 올랐고 LG전자삼성SDI, LG필립스LCD 등도 동반 강세를 시현했다. 현대차가 6% 가까이 뜀박질하며 두각을 나타냈고 SK텔레콤KT, 국민은행, 신한지주, 우리금융 등도 상승세를 탔다.

반면 POSCO한국전력, 신세계, KT&G, LG 등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일부 직원의 선행매매 의혹 등 악성루머에 휩쌓인 미래에셋증권이 가격 제한폭 근처까지 곤두박질쳤고, 동양제철화학두산 등 미래에셋 보유 비중이 높은 종목들이 일제히 급락했다. 현대중공업은 7일 연속 하락으로 40만원 아래로 밀려났다.

일진전기는 실적 기대감에 6.3% 상승하며 선전했고 충남방적은 사흘째 상한가 행진을 이어갔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의 하락 종목 수는 666개로 상승 종목수 159개를 훌쩍 웃돌았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