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셔널벤처스 주가 조작 및 횡령 혐의로 구속된 김경준 전 BBK투자자문 대표의 부인 이보라씨가 21일 "BBK 실소유주는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라는 사실을 입증하는 4개의 이면계약서 원본을 23일까지 한국 검찰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이씨 측은 당초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면계약서 원본을 공개하겠다고 했었다.

이씨는 이날 새벽(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월셔플라자호텔에서 에리카 김 대신 기자회견을 갖고 이 후보가 BBK를 소유했음을 뒷받침하는 한글 계약서와 e뱅크증권중개(EBK) 설립 과정에서 LKe뱅크와 이 후보,김씨 등이 e뱅크코리아증권과 각각 맺은 영문계약서 사본을 공개했다.

이씨는 "각 서류에 이 후보 사인이 분명히 있다"며 "당초 원본을 공개하려고 했으나 이 후보가 변조된 사인을 (한국 검찰에) 제출하거나 본인의 친필이 아니라고 주장할 수 있어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즉각 "한마디로 코미디"라며 "(기자회견은) 새로운 내용도 없고 그동안 범여권에서 주장하던 것과 똑같다"고 반박했다.

고승덕 한나라당 클린정치위원회 전략기획팀장은 "우리가 갖고 있는 실제 계약서에는 김씨 가족이 말하는 BBK 관련 내용은 없다"며 "만약 들어갔다면 변조됐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검찰은 김씨 측과 이 후보 측으로부터 각각 계약서의 원본을 제출받아 진위를 가릴 계획이다.

김홍일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는 이날 "김씨가 입국하면서 제출한 이면계약서 사본 몇 부의 진위를 확인하고 있으나 사본 상태에서는 성립의 진정성 여부를 확인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문혜정/이준혁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