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의 '뉴 550i'에 시동을 걸기 위해선 키를 넣고 돌릴 필요가 없었다.

대신 '스타트' 버튼을 누르니 경쾌한 소리와 함께 움직임 채비를 갖췄다.

동시에 핸들이 운전자의 몸 쪽으로 스르르 빠져나왔다.

운전석 앞 중앙 모니터의 화면이 순간 밝아지며 주변 도로상황을 그려냈다.

우리 말로 프로그램된 내비게이션이었다.

문을 살짝 닫아도 자동으로 닫히는 장치(소프트 클로징) 역시 새로웠다.

시동을 걸 때부터 마치 첨단 전자장비를 다루는 느낌이었다.

뉴 550i의 진가는 고속도로를 주행할 때 발휘됐다.

액셀러레이터를 가볍게 밟았는데 금방 속도가 끌어올려졌다.

스포츠카를 방불케 하는 가속력.급가속 때 뒤로 밀리는 듯한 기분은 전혀 들지 않았다.

속도를 아무리 높여도 소음 역시 별로 들리지 않았다.

이렇다 보니 자칫 졸음운전을 할 수도 있는 상황.

뉴 550i는 이에 대한 대비책을 갖춰 놓았다.

일단 시속이 70㎞를 넘는 상황에서 차선을 이탈하면 핸들에 진동을 일으킨다.

차선 변경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방지해주는 차선이탈 경고장치(LDWS) 덕분이다.

주행 중 펑크가 나더라도 시속 80㎞로 150㎞를 더 달릴 수 있는 런플랫 타이어도 기본으로 장착돼 있다.

터널로 들어서니 전조등이 저절로 켜졌다.

하이빔을 자동으로 작동시켜주는 '하이빔 어시스트 시스템' 때문이다.

운전 중 과속 여부를 쉽게 알 수 있도록 현재 속도가 전면 유리창에 붉은 글씨로 표시됐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란 장치다.

굳이 계기판을 볼 필요가 없었다.

운전에만 집중하면 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뉴 550i는 배기량 4799cc V형 8기통의 가솔린 엔진을 장착하고 있다.

6300rpm에서 최대 출력 367마력,3400rpm에서 최대토크 50kgㆍm의 엄청난 힘을 자랑한다.

가볍게 가속 페달을 밟아도 금방 속도가 나는 이유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할 때까지 5.3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배기가스 자가진단장치인 OBD(On Board Diagnostics)를 장착했다.

전자식 자동변속기가 달린 후 변속이 약 40% 더 빠르고 정확해졌다는 게 BMW 측 설명이다.

뉴 550i의 외관은 BMW의 정통 스타일이다.

크롬으로 장식한 전조등과 후미등은 투명유리 기술이 적용돼 세련된 느낌이었다.

팔걸이에 푹신한 소재가 사용되는 등 인체 공학적으로 설계됐다.

오랫동안 운전해도 쉽게 피로해지지 않았다.

4가지 인테리어 색상과 6가지 인테리어 장식이 제공되기 때문에 취향 별로 선택할 수 있다.

뉴 550i의 판매 가격은 부가가치세를 포함해 1억2600만원이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