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달러 약세를 타고 배럴당 100달러 시대에 바짝 다가섰다.

20일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 원유(WTI) 1월물은 장중 배럴당 98.30달러까지 오른 끝에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인 98.0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보다 3.39달러(3.6%) 급등했다.

21일 NYMEX 시간 외 거래에서는 99.29달러에 거래돼 100달러 선을 위협했다.

영국 국제석유거래소(ICE)의 브렌트유 1월물도 전날 종가보다 2.30달러(2.5%) 높은 배럴당 94.58달러를 기록했다.

한국이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 현물 가격도 전날보다 0.62달러 상승한 배럴당 87.40달러에 마감됐다.

이날 유가 상승은 내년 미국 경제가 기존 예상보다 더 심한 둔화세를 보일 것이라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분기별 경제전망 발표로 유로화에 대한 달러화의 가치가 뉴욕 외환시장에서 사상 최저치인 1.4819달러까지 추락하면서 촉발됐다.

원유의 거래 통화인 달러화 가치 급락으로 유가가 상대적으로 싸지자 투자자들은 원유 매수세를 강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유가 급등의 가장 큰 이유로 달러 약세에 따른 원유 투기 붐을 제기해왔다.

TFS에너지퓨처스의 에디슨 암스트롱 분석가는 "금리 추가 인하에 대한 기대감으로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투기 세력이 (원유시장으로) 다시 몰려들고 있다"고 밝혔다.

달러화 가치 하락에 따른 위험 헤지 수단으로 상품 등 실물시장이 부각된 점도 유가 급등의 원인으로 꼽힌다.

시큐리티 어낼러시스의 릭 뮐러 분석가는 "FRB의 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자 달러화 가치 하락에 따른 위험을 헤지하기 위해 투자자들이 석유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