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의 축산 생명공학 지주회사인 이지바이오시스템(이하 이지바이오)이 내년초 지주회사 전환을 앞두고 실적 개선과 자산가치가 부각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지바이오는 최근 사료, 농장, 가공, 유통, 판매, 생명공학 연구개발(R&D), 유통까지 아우르는 '팜 투 테이블(Farm to Table)' 시스템의 구축을 완료해, 점차 시너지 효과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국내 유일의 축산 생명 지주사..'팜 투 테이블' 구축

지난 1988년 이지시스템으로 출발한 이지바이오시스템은 배합 전산프로그램 및 기술 용역 전문회사로 활동을 시작했다. 기술용역 사업을 바탕으로 구축한 업계 신뢰도와 영업망을 토대로 기능성첨가제의 유통업을 시작하고, 기능성 첨가제와 특수 기능성 사료를 제조가공 판매하는 사업에도 진출했다.

1998년부터 천연제제 및 기능성첨가제를 개발하고 생산,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후 계열사들을 늘리면서 '팜 투 테이블'의 수직 계열화에 나서기 시작해, 최근 완성했다.

이지바이오는 축산사료업체인 도드람비티(지분율 82.3%), 도드람B&F(39.6%), 부국사료(46.3%)와 현대서산영농법인(35.2%), 생명공학 연구개발(R&D) 업체인 옵티팜솔루션센터(100%)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자회사인 도드람비티는 서울사료(42.0%), 우리손영농조합법인(99.9%)외에 다수의 농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도드람B&F를 통해서는 서울사료(49.3%), 가공유통업체인 팜앤유(76.9%), 체리부로(29.9%), 강원LPC(50.0%)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외에 생명공학 R&D계열로는 아미코젠(8.0%), 아비코아생명공학연구소(39.3%) 메디피그코리아(45.0%), 씨알바이오텍(37.9%), 단바이오텍(7.4%), 아이디진(6.8%) 등을 두고 있다.

이지바이오는 이런 수직 계열화로 유통경로를 단순화해, 원가절감 효과가 발생하고 외형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팜 투 테이블' 효과가 수익성이 개선되는 등 3분기부터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 461억원에 영업이익률 8.2%를 기록한 이지바이오는 지난 3분기까지 매출액 404억원에 8.7%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올해 매출액 570억원에 영업이익 55억원으로, 9.6%의 영업이익율을 나타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회사들의 실적도 호전되고 있어, 지난해 49억원에 머물었던 당기순이익이 올해 75억원으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지원철 이지바이오 회장은 "'팜 투 테이블'의 완성으로 (실적이) 조금씩 좋아지고 있지만 본격적인 시너지는 내년 여름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지바이오는 이에 따라 내년에 매출액 650억원에 영업이익 67억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수직 계열화로 자회사들의 실적 호조세가 이어지면서 당기순이익도 128억원으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내년 지주사 등록.."현재 시가총액, 보유 부동산 가치에도 못 미쳐"

이지바이오는 향후 지주회사로 전환할 계획이어서 보유하고 있는 자산 가치도 부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지바이오는 이미 지주회사 요건을 충족했으며 내년 4월 이후 정식 지주회사로 등록할 계획이다.

현재 이지바이오가 자사와 계열사를 통해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 가치가 약 4500여 억원에 달한다. 이지바이오는 충남 천안시 직산읍(1만3298㎡)과 입장면(3만330㎡)에 토지를 보유하고 있으며 ,자회사인 도드람B&F는 충북 음성군 금왕읍(8만3660㎡)에, 서울사료가 인천 남동구 고잔동(1만3096㎡), 천안시 신당동(2만5448㎡) 등에, 부국사료가 인천 남구 학익동(2만6211㎡)에, 현대서산영농이 충남 서산군 부석면(429만㎡)에 토지를 보유하고 있다.

이지바이오의 지분율을 고려할 경우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 가치는 1700억원이 넘는데 반해 지난 20일 종가 2705원으로 산정한 이지바이오의 시가총액은 1062억원에 불과하다.

더욱이 이는 계열사인 도드람비티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15개 농장 부지(약 160만평)는 제외하고 산정한 것이다.

◆ IR, 자회사 IPO 등 회사 알리기 지속 "소비자 접점 늘었기 때문"

지난 14일 이지바이오는 1999년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이후 처음으로 기업설명회(IR)를 실시했다. 향후에도 기업설명회와 자회사의 기업공개(IPO) 등을 통해 회사를 알리는 데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팜 투 테이블 시스템의 완성으로 소비자와의 접점이 늘었기 때문에 제품 판매를 위해서는 회사를 더 알려야 한다.

지 회장은 "지금까지는 회사를 숨기려고 노력했는데 소비자 접점에 있는 테이블 쪽 사업(유통)을 늘릴 계획이어서 회사 이름을 알리고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자회사 상장도 회사 알리기 위해 추진되고 있다. 이지바이오는 내년 하반기 서울사료의 IPO를 계획하고 있으며 체리부로도 3년 이내 상장할 예정이다. 또한 아비코아생명, 메디피그코리아, 옵티팜솔루션센터 등 3개사를 합병후 IPO할 계획이다.

지 회장은 "사료만 하는 회사 상장해봐야 자본 유입이 별로 없어, 상장이 큰 도움이 되지 않지만 회사를 알리기 위해 상장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애널리스트 평가는? "실적개선과 자산가치 주목"

오경택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지주회사의 날개는 실적개선과 자산가치"라며 이지바이오는 이에 부합하는 예비 지주회사라고 평가했다.

오 애널리스트는 이지바이오에 대해 "지난 99년 상장한 이후 지속적인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 주목해야 한다"며 단순 특수사료 및 기능성 사료에서 갓난돼지 사료, 유기사료, 치료용 동물약품 등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 확대로 수익성이 개선되는 등 실적이 호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주회사 구축으로 자회사의 자산 재평가가 이뤄질 전망"이라며 "자회사 가치를 반영할 경우 실질자산가치가 1690억원으로, 현주가는 저평가돼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지난해말 2145원이던 이지바이오 주가는 지주회사 체제를 갖추기 시작하면서 지난 8월 9일 3785원까지 상승했다. 이후 코스피시장 대형주 위주의 시장 흐름이 나타나면서 다른 코스닥 중소형주들과 마찬가지로 조정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 20일 이지바이오 주가는 2705원으로 올들어 23.80% 올랐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율(21.99%)을 소폭 웃도는 수치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