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철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이 2004년 1월 삼성전자로부터 현금 500만원이 든 명절선물을 전달받았다가 돌려줬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참여연대 등 60여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삼성 이건희 불법규명 국민운동'은 19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전 비서관이 2004년 1월 당시 삼성전자 법무실 소속 이경훈 변호사를 통해 현금 500만원이 든 명절선물을 전달받았다가 돌려줬다고 밝혔다.

2003년 9월 청와대 민정수석실 민정2비서관에 임명된 이 전 비서관은 2003년 말 청와대 비서실 조직 개편에 따라 법무비서관 보직을 맡았다.

당시 이 전 비서관은 예전부터 알고 지내던 이 변호사와 점심을 먹는 자리에서 "명절에 회사에서 내 명의로 선물을 보내도 괜찮겠느냐"는 제의를 받고 의례적인 선물이라 생각해 이를 수락했다고 국민운동은 전했다.

설 연휴 뒤인 1월26일 뒤늦게 집으로 배달된 이 변호사의 선물을 뜯어본 이 전 비서관은 책처럼 포장된 선물이 현금 500만원이라는 사실을 알고 사진을 찍어두고 이를 이 변호사에게 돌려줬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법무실 소속 상무였던 이경훈 변호사는 2004년 6월 퇴직한 뒤 지금은 미국에 체류 중이라는 것만 확인된 상태이며 아직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면서 "하지만 법무팀과 인사팀 등에 확인한 결과 회사에서 돈을 전달하라는 지시를 한 적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해명했다.

박민제/이태명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