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연이틀 하락,배럴당 91달러대로 내려앉았다.

고유가로 인한 수요 감소 전망과 경기 둔화 우려,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생산량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13일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12월물 가격은 전날 대비 3.45달러(3.6%) 급락,배럴당 91.17달러에 마감됐다.

런던석유거래소(ICE)의 영국산 브렌트유 12월물도 배럴당 3.44달러 떨어진 88.54달러로 약세를 보였다.

이날 발표된 국제에너지기구(IEA)의 11월 보고서가 유가 하락을 촉발시켰다.

IEA는 올 겨울 세계 석유 수요가 고유가로 인해 예상보다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오는 4분기 세계 석유 수요 전망치를 기존 예상치보다 하루 57만배럴 줄어든 하루 871만배럴로 예측했다.

리먼브러더스의 마이클 월드런은 "전 세계 석유 재고는 빠듯한 상태지만 고유가로 인한 수요 감소,경기 둔화 우려,OPEC의 증산 물량 등이 맞물리면서 유가가 100달러를 앞두고 하락세로 돌아서는 조짐이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엔캐리 트레이드(싼 엔화를 빌려 고수익 외화 자산에 투자하는 기법)가 청산되는 움직임도 유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오는 17,18일 이틀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릴 석유수출국기구(OPEC) 정상회담에서 원유 증산 가능성은 더욱 낮아지게 됐다.

OPEC의 압달라 엘 바드리 사무총장은 14일 세계 시장에 충분한 원유가 있다며 산유량을 늘릴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바드리 총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현 시점에선 우리가 시장에 원유를 더 공급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과 일본의 원유 비축량이 최근 수주 사이 감소했다는 지적에 대해 "시장에는 충분한 원유가 있고 원유가 부족한 상황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다음 달 5일 아부다비에서 열리는 OPEC 각료회의에 서 각료들이 최종 결정을 내리도록 할 것이라고 언급,아부다비 회의에서 산유량 조정이 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