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남부 포산(佛山)시의 우체국장이 고객 예금 18억위안(약 2천230억원)을 횡령, 마카오 카지노에서 탕진한 혐의로 체포돼 재판을 받을 예정이라고 홍콩 언론이 13일 보도했다.

광둥(廣東)성 포산시 란스(瀾石)진의 허리충(何麗瓊.43.여) 우정국장이 지난해 8월 폭력 혐의로 체포됐다 당국의 수사확대로 지난 2003년 9월부터 352개 계좌에서 모두 17억9천만위안을 횡령한 사실이 확인됐다.

허 국장은 검찰에 의해 기소돼 조만간 포산 중급인민법원 법정에 서게 될 예정이다.

허 국장은 높은 이자를 지급해주겠다며 자신의 친구와 현지 정부, 기업 등으로부터 예치금을 받아 이 돈을 몰래 빼내 쓴 것으로 드러났다.

허 국장은 횡령한 돈으로 마카오 카지노에서 진 도박빚 8천만위안을 갚고 18억8천만위안 이상을 해외 프로젝트에 퍼부었으며 2천만위안 가량을 부동산 투기에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대부분의 계좌주들은 허 국장이 지난해 체포된 후에야 자신의 돈을 횡령당한 사실을 발견했다.

지금까지 5억4천500만위안의 소재가 불분명한 상태다.

공안당국은 횡령 사건에 연루된 12명 가운데 절반 가량을 체포해 조사중이다.

횡령 자금이 워낙 거액이고 피해자가 수백명에 이르러 중국 당국은 현지 주민들의 집단행동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중국의 저명 경제학자인 마오위스(茅于軾)는 "이번 사건은 중국의 유연성없는 이율제도가 빚어낸 일"이라며 "고객들이 높은 이자율에 현혹돼 이런 꾀임에 쉽게 넘어갔다"고 말했다.

(홍콩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jo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