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기업의 국내 자(子)회사 직원이 해외의 모(母)회사로부터 받은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행사해 얻은 이익도 국내 근로소득세 부과대상이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김지형 대법관)는 미국 영화 제작ㆍ배급업체 20세기폭스사의 국내 자회사 임원으로 7년간 재직했던 A씨가 용산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종합소득세부과처분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2일 밝혔다.

20세기폭스코리아 재직 중 20세기폭스의 모회사인 뉴코포레이션사로부터 이 회사의 호주 자회사(호주뉴코포레이션)의 주식매수선택권 4만4000주를 부여받은 A씨는 2000년 2만4500주를 행사해 3억여원에 이르는 차익을 얻었다.

세무서 측은 A씨가 얻은 이익이 일정한 근로 제공과 대가 관계에 있는 근로소득에 해당한다며 소득세 1억4000여만원을 부과했고 A씨는 소송을 냈다.

A씨는 "스톡옵션 부여 회사는 미국 모회사가 아니고 호주 자회사이며,호주 자회사와는 아무런 고용관계가 없으므로 근로소득이 아니다"며 소송을 냈지만 1,2심에 이어 대법원도 "스톡옵션 행사이익은 국내 자회사의 경영과 업무수행에 직ㆍ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미국 모회사가 원고에게 지급한 것으로서,원고가 국내에서 제공한 근로와 일정한 대가 관계가 있다고 봐야 한다"며 원고패소 이유를 밝혔다.

대법원은 또 "주식매수선택권 행사이익은 현실적으로 실현되었거나 실현 가능성이 고도로 성숙ㆍ확정되어 귀속된다고 할 것"이라고 밝혀 "스톡옵션을 받은 시점(1996∼1997년)이 과세기준이 되어야 하며 7년의 부과제척기간이 이미 지났다"는 원고의 주장을 일축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