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대 진학 통로" 인식…과장광고에 초등대비반까지 운영

경기 김포외고의 입학시험 문제가 특목고 입시학원을 통해 사전에 유출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원인은 무엇보다 특목고 입시과열을 지목할 수 밖에 없다.

10일 서울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올해 서울지역 6개 외고의 특별전형 경쟁률은 평균 9.20대 1로 지난해 8.38대 1보다 높아지는 등 매년 경쟁률이 높아지며 과열 양상이 빚어지고 있다.

경기지역 9개 외고의 특별전형 경쟁률도 8.6대 1로 지난해 5.8대 1보다 크게 높아지는 등 교육부의 특목고 제재 방침에도 외고 등의 인기는 식을 기미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는 외국어와 과학 등 전문 분야의 인재 양성을 위해 만들어진 특목고가 본래 설립취지와는 달리 서울대 등 상위권 대학 입학을 위한 통로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외고 등 특목고 입학이 상위권 대학 진학을 위한 `1차 관문'으로 간주되면서 입시가 과열되고 학원가에는 `특목고 대비반' 뿐 아니라 아예 특목고 전문학원까지 생겨 성업 중이다.

이들 학원은 `특목고 합격 전국 1위', `특목고 수학 전문', `특목고 구술ㆍ면접 전문' 등의 간판을 내걸고 학생 유치에 열을 내고 있고 학생과 학부모도 이해가 맞아떨어지면서 학원으로 몰리는 상황이다.

특히 요즘과 같은 특목고 입시철이 되면 서울 강남과 목동, 중계동 등의 학원가는 대목을 맞는다.

특목고 전문학원 뿐 아니라 일반학원도 외고 대비반, 과학고 대비반 등을 편성한다.

학생들은 학교에 조퇴 혹은 병가 등을 내고 학원으로 `등교'해 공부하고 새벽에서야 학원 문을 나선다.

현재 특목고 전형에서 내신은 중학교 3학년 1학기 성적까지만 반영되기 때문에 일부 특목고 응시생들이 아예 학교 대신 학원으로 가고 있고 교사들도 이를 알면서도 사실상 묵인하고 있는 실정이다.

학원의 학생 지도는 학원 울타리를 넘어 `고액 과외'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목고 진학을 장담하며 수백만원의 과외비를 요구하는 학원이 있고 애타는 마음으로 일부 학부모는 수백만원의 과외비를 내놓고 있다.

교육 당국은 불법 사례를 적발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사실상 단속에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어서 이런 악순환은 지속적으로 반복되고 있다.

특히 유명 특목고 입시전문학원을 중심으로 상당수 학원의 경우에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도 특목고 입시반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한 입시학원 관계자는 "강사 중에는 유명학원에서 이름값을 올린 뒤 고액 과외로 실질적인 수입을 얻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특목고 대비 학원들이 성업을 이루고 입시가 과열된 데는 입시전형 그 자체에서도 문제점을 찾을 수 있다.

외고의 경우 그동안 외국어 영재보다는 성적 우수자를 선발하면서 중학교 교육과정을 벗어나 고교 수준의 어려운 입시문제를 구술ㆍ면접 등에서 출제했다.

외고가 토플 성적을 반영하기 때문에 올해 초에는 중학생 뿐 아니라 초등학생까지 토플 응시에 몰려 `토플 대란'까지 촉발되기도 했다.

한 입시학원 관계자는 "학원에는 중학생 뿐 아니라 외고 진학을 위해 초등학생까지 찾아와 공부하는 실정"이라며 "이처럼 특목고 입시가 과열양상을 보이다 보니 대학보다 특목고에 들어가기가 어렵다는 말까지 생겼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기자 k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