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급등과 달러화 가치 급락,그로 인한 글로벌 증시 약세로 세계경제가 요동치고 있다.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상품거래소에서 서부 텍사스 원유(WTI)는 장중 한때 배럴당 98달러를 넘어섰다.

오후 들어 하락세로 돌아서 배럴당 96.37달러에서 거래를 끝냈지만 100달러 돌파는 시간 문제일 뿐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외환시장에서는 달러화 가치가 추락을 거듭하면서 글로벌 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8일 달러화 가치는 장중 한때 유로당 1.47달러까지 떨어졌다.

1999년 1월 유로 탄생 이래 최저치다.

조만간 유로당 1.5달러까지 추락할 것이라고 외환전문가들은 내다봤다.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서도 달러당 112엔대까지 떨어졌다.

달러 약세가 유가 상승을 부추기고,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압력으로 이어져 다시 달러화 가치 하락을 부채질하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양상이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전날 미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달러화 가치 하락이 대서양 간(미국과 유럽 간) '경제 전쟁'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가 상승과 달러화 가치 하락은 GM의 기록적인 분기 손실과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파장과 겹치면서 뉴욕 증시의 다우지수를 2% 이상 끌어내렸다.

이에 따라 8일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급락했다.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63.63포인트(3.11%) 내린 1979.56을 기록,2000선이 무너졌다.

코스닥지수도 14.43포인트(1.82%) 급락한 779.65로 장을 마쳤다.

이로써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합친 시가총액이 하루 새 30조8000억원 날아갔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3798억원,기관은 5419억원어치를 순매도한 반면 저가 매수에 나선 개인은 사상 최대 규모인 9527억원어치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전날보다 271.76포인트(4.85%) 급락한 5330.02를 기록했다.

일본 홍콩 증시도 일제히 2~3% 하락했다.

CBS 마켓워치는 "미국의 서브프라임 파장이 가라앉지 않고 있는 상태에서 고유가와 약달러가 지속돼 글로벌 금융시장이 심각한 충격을 받을 수 있는 퍼펙트 스톰(초대형 태풍)을 앞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