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개별 제품의 기획,생산,마케팅,영업,사후관리를 총괄하는 소사업부장제도(PBLㆍProduct Business Leader)를 전격 도입한다.
기능별로 나눠져 있던 조직을 제품 중심,마케팅 중심으로 재편하는 것.예컨대 휴대폰(MC)사업본부의 경우 본부장 밑에 프라다폰 PBL,뷰티폰 PBL 등이 포진해 해당 제품의 전 비즈니스 과정을 책임지게 된다.
LG전자 관계자는 8일 "개별 제품의 마케팅을 강화하고 사내 경쟁을 촉진하는 차원에서 PBL제도를 내년부터 시행키로 하고 소사업부장을 뽑기 위한 사내 공모를 최근 시작했다"며 "PBL제도는 남용 부회장이 취임 이후 1년 동안 그려온 조직개편 청사진의 가장 핵심적인 내용"이라고 밝혔다.
LG전자는 이 제도를 차기 사업부장,나아가 차기 최고경영자(CEO)를 관리ㆍ육성하는 시스템으로 정착시킨다는 계획이다.
다시 말해 소사업부장군(群)을 CE0 후보군으로 관리ㆍ육성하겠다는 방침이다.
LG전자는 현재 사업부장이 사업부의 전 제품에 대해 상품기획부터 서비스까지 모두 책임지는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현재 시스템은 한 명의 사업부장이 총괄해야 하는 범위가 너무 넓어 각 제품에 세세한 신경을 쓰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며 "앞으로는 PBL이 특정 제품 하나만을 맡아 제품의 라이프 사이클 전체를 밀착해 총괄토록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PBL은 3명의 직원을 직속으로 두고 사업부 내 각 기능별 인력의 지원을 받아 일을 하게 된다.
PBL은 자기가 맡은 제품의 손익을 책임지고,지역과 법인에 마케팅 예산을 배정하며,제품에 대한 마케팅 전략 등을 독자적으로 수행하게 된다.
LG전자는 오는 16일까지 해당 사업부뿐 아니라 회사 내 모든 부장 및 임원급을 대상으로 사내 공모를 실시,제품별 PBL을 선임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PBL로 선임되면 향후 사업부장 자리에 오를 수 있는 후보군에 들어간다는 의미가 있다"며 "회사 입장에서는 각 PBL이 서로 경쟁하는 사내 경쟁 체제를 구축하는 효과를 거두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PBL들에게는 사업운영에 필요한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교육 및 훈련 기회도 제공된다"고 말했다.
실질적으로 미래에 회사를 이끌 최고경영진의 인재풀을 관리,육성하는 제도라는 얘기다.
따라서 PBL을 뽑을 때에도 △우수성과 창출 경험 △상품기획부터 판매 서비스까지 전 비즈니스 시스템에 대한 이해 △성과관리에 대한 노하우 △실력과 인화를 겸비한 리더십 등 철저한 기준을 적용한다고 회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PBL제도는 IBM이나 P&G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이미 도입해 성공을 거둔 조직운영 시스템이다.
남 부회장은 취임 초부터 PBL제도 도입에 상당한 관심을 보여왔다.
이번 PBL제도의 도입과 관련,회사 안팎에서는 "이 제도의 취지를 살리려면 그동안 사업부 내에서 기획,마케팅 등 특정 기능을 담당해온 기존 인력들과 PBL이 조화롭게 협업할 수 있는 분위기를 우선 조성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