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벽면이나 상점 광고판 등에 쓰이는 유리판 무기EL(무기화합물 발광장치)조명이 개발됐다.

이 제품은 기존 유기EL(유기화합물 발광장치)이나 LED(발광다이오드 조명)에 비해 가격은 20분의 1 수준이면서도 물체나 글자가 움직이는 모습과 같은 다양한 조명효과를 낼 수 있어 형광등이나 네온사인 등 기존 광고조명 제품을 상당 부분 대체할 전망이다.

EL조명 전문 중소기업 이엘비즈(대표 서진현)는 실크스크린 다중인쇄 기법을 활용해 국내 최대인 가로 3m,세로 1m 크기의 유리판 무기EL조명을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서 대표는 "유리판에 전극물질(ITO)과 발광무기화합물,절연체 등을 교대로 인쇄하는 기법을 자체 개발함으로써 0.03㎜ 두께의 박막 무기EL필름이 접착된 일체형 유리조명판을 구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EL조명판은 크기가 클수록 고전압이 들어가 이를 안정적으로 조정할 인버터(전력변환장치) 등 정밀제어기술이 관건이었다.

이 때문에 조명판 크기가 최대 70~80㎝ 정도에 그쳤다.

이번에 개발된 유리판 무기EL은 이 같은 단점을 극복했다고 이엘비즈는 설명했다.

서진현 대표는 "자체 시험 결과 휘도는 200~400칸델라(cd),수명은 최대 1만시간에 이른다"며 "이는 기존 무기EL보다 밝기와 수명에서 모두 20~30% 이상 향상된 성능"이라고 강조했다.

개발품은 한번에 만들어지는 조명판의 크기가 커 경제적이다.

서 대표는 "대형 광고판을 만들기 위해 수십㎝ 크기의 유리조명판을 여러 장 연결하고 각각의 인버터를 설치할 필요가 없어 총비용이 크게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기존 네온사인이나 LED조명과는 달리 자동차나 말이 달리는 듯한 섬세한 조명효과도 낼 수 있다.

이엘비즈는 유리판 및 아크릴판 무기EL조명 제조기술에 대해 지난 5월 특허출원했으며 내달부터는 제품을 양산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최근 경기도 화성에 100평 규모의 공장을 확보했다.

이 회사의 올해 매출 5억원,내년도에는 10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다.

현재 주요 광역시를 포함한 지자체 2곳의 길거리 조명 개선 프로젝트 참여가 확정돼 있고 다국적 유통회사로부터 5만개(25억원어치)의 조명제품을 주문받았다.

서 대표는 "현재 투명유리 무기EL과 필름 자동증착기법도 자체 개발을 끝낸 만큼 이를 상용화할 수 있는 내년 상반기에는 세계시장도 적극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용어풀이]

◆무기EL(Electro Luminance) : 아연황 같은 형광성 무기화합물은 평평한 플라스틱 등에 넓게 발라 전기를 흘려주면 빛을 내는 특성이 있다.

이 원리를 응용한 게 무기EL조명장치다.

값싸고 편리하게 대형 조명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면 전체가 한꺼번에 발광하기 때문에 다양한 색깔로 물체가 움직이는 듯한 표현까지는 가능하지만 실제로 찍은 동영상은 표현하지 못한다.

무기화합물 대신 유기화합물을 쓴 것은 유기EL(OLED)이다.

유기EL은 값이 비싸고 크기가 작아 휴대폰이나 MP3 등의 화면조명용으로 쓰인다.

작은 램프에 전기를 흘려 빛을 내는 LED(발광다이오드)와도 차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