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의 패배 참회..좌파집권 저지에 온몸 던질 것"
`범보수 연합체' 추진할 듯..범여 단일화도 급물살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7일 오후 한나라당을 공식 탈당하고 무소속 후보 출마를 선언한다.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에 이어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2위를 기록하고 있는 그의 출마 선언으로 보수진영이 분열되면서 대선판은 격랑속으로 치달을 조짐이다.

특히 보수 대표주자 자리를 놓고 이명박-이회창 두 주자간 치열한 전면전이 예고돼 있는 상황에서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민주당 이인제,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간 후보 단일화 논의가 최근 삼성비자금 특별검사제 도입을 고리로 한 반(反) 부패연대 결성을 통해 급진전될 조짐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이 전 총재는 이날 오후 2시 남대문로 단암빌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저의 두번의 패배로 10년간이나 좌파정권이 집권하며 국민에게 큰 고통을 안겨드린 데 대해 참회하는 심정"이라며 "3기 좌파정권 집권을 막기 위해 저의 모든 것을 던진다는 각오로 대선에 출마하려 한다"는 출마의 변을 밝힐 것이라고 측근들이 전했다.

그는 한나라당과 이명박 후보에 대해서도 경선 이후 당의 분열에 대한 우려 등을 밝힐 것으로 보이지만, 이 후보에 대한 직접 비난의 수위는 낮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총재는 기자회견 직후 측근들과 함께 동작동 국립묘지를 찾아 무명용사탑에 헌화하고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도 참배한다.

이 전 총재는 8일부터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돌입, 조만간 선거대책위를 꾸리고, 국민중심당 심대평 후보 등을 만나 범보수 연합체 건설을 위한 논의에 본격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총재는 기자회견 직후 이흥주 특보를 통해 한나라당에 탈당계를 제출한 뒤 중앙선관위에 대선 예비후보 등록을 할 계획이다.

그러나 그의 출마에 대해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경선이 끝났는데 출마 한다는 것은 반칙 아니냐"며 "법과 원칙을 지키는 분이 정도를 가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명박 후보는 이날 새벽 이 전 총재의 서빙고동 자택을 기습적으로 방문해 면담을 시도하고, 편지를 남겨 놓는 등 막판까지 설득하는 모습을 보이려 노력했다.

편지에는 "존경하는 이회창 총재님, 며칠째 만나뵙고 말씀드리려고 백방 노력했으나 못 만나게 돼 몇 자 적습니다.

제가 부족한 탓이라고 여겨지나 전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사전에 통화라도 하고 싶습니다.

연락 기다리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신당 정동영 후보측 최재천 대변인은 이 전 총재 출마에 대해 "역사에 대한 반동이자 수구꼴통보수의 치욕스런 귀환"이라며 "오늘로써 이명박 후보의 대세론은 끝이 났다.

더이상 이 후보는 한나라당의 대표선수가 될 수 없다"고 맹비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재 기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