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7일 대선출마를 선언하면서 밝힌 명분에 대해 학계와 정치권에서는 비판적인 의견이 쏟아졌다.

우선 대선출마의 첫째 이유로 내건 '이명박 불안론'은 이 전 총재 스스로도 자유롭지 못하다는 견해가 많다.

이 전 총재 역시 불법 대선자금 문제 등으로 도덕적 흠결이 있기 때문이다.

이 전 총재의 주장대로 이 후보의 도덕성에 그렇게 문제가 많았다면 경선 과정에서 일찌감치 입장을 표명하거나 직접 뛰어들었어야 했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정당정치의 근간인 절차적 민주주의를 정면으로 거역했다는 지적도 있다.

김수진 이화여대 정외과 교수는 "후보 경선에 참여하지 않다가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것은 정당정치의 근간을 훼손하는 행위"라며 "민주정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출마선언문을 통해 "정말 정직하고 법과 원칙을 존중하는 지도자만이 국민의 신뢰를 얻고 국민의 힘을 모을 수 있다"며 한나라당 이 후보를 '거짓'과 '변칙'으로 몰고갔지만 이 역시 자기모순적인 논리라는 분석도 많다.

정계은퇴 선언을 번복하고 사실상의 경선불복을 감행한 것 자체가 '목적(정권교체)이 옳으면 수단과 방법(경선불복)은 중요치 않다'는 식의 사고방식에 다름 아니라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