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대선 출마를 공식선언하면서 어떤 세력과 손을 잡고 '세(勢)'확산에 나설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가에선 한나라당의 '비(非)이명박 계열'과 범여권의 중도보수 성향 인사 등이 이 전 총재를 중심으로 '헤쳐모여'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이 전 총재 측 이흥주 특보는 "정파나 여ㆍ야를 가리지 않는 '범보수 대연합'을 추진하는 것이 1차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 전 총재는 먼저 영남ㆍ충청벨트를 잇는 보수대연합 추진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박근혜 전 대표 지지자 등 한나라당 내 '비(非) 이명박 계열'과 심대평 국민중심당 후보,김혁규 전 경남지사 등과의 연대설이 거론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념적으로는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를 중도보수에서 좀더 왼쪽으로 밀어내고,지역적으로는 대구ㆍ경북과 경남,충청권을 잇는 지지세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전 총재 측은 이 같은 준비를 통해 '출마 선언' 전날인 지난 6일 전국 조직망에 대한 인선을 마무리했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이 전 총재는 '잠행(潛行)'에 들어갔던 최근 닷새 동안 적지 않은 정치권 인사들을 만나 '범보수 연합'을 추진할 뜻을 밝혔다.

이 전 총재는 지난 주말 김혁규 전 경남지사를 만나 대선 공조에 대한 입장을 조율하는 한편 이번 주 들어서는 중량급 정치인 J씨와 민주당 소속 S의원도 잇따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범여권 내 최대 영남지분을 갖고 있는 김 전 지사 측 관계자는 "두 분이 이번 대선의 방향에 대해 상당 부분 교감했다"고 전했다.

출마 선언을 앞둔 5~6일에는 정근모 참주인연합 대표와 심대평 국민중심당 대표 등과도 직ㆍ간접적으로 의견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총재의 한 측근은 "박근혜 전 대표 측에게도 연락을 취했지만 (박 전 대표가) '아직 만나기에는 시기가 이르다'며 부담스러워했다"고 말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