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업종의 선두주자인 삼성전자는 하루가 멀다하고 비실대고 있지만, 인터넷 업종 대장주인 NHN은 연일 뜀박질하며 몸집을 점점 불리고 있다.

두자릿수를 지켜오던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비중은 나날이 줄어 현재 8%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고, 내년 상반기쯤에는 철강 대표주인 POSCO에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내줄 것이란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반면 NHN은 지속된 주가 상승으로 시가총액이 13조원을 넘어서며 하이닉스와 KT, LG전자 등을 추월한 상황이다.

삼성전자와 NHN의 이러한 격차는 포괄적 의미에서 소프트웨어까지 포함하는 IT업종 내에서 세대교체가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5일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미국 시장에서 나스닥 지수가 상대적 강세를 나타내며 눈길을 끌고 있다"면서 "하지만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IT 버블이 붕괴된 이후 사실상 처음으로 나스닥 지수가 다우 지수 대비 더 나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는데, 이는 과거와 달리 반도체 때문이 아니라 컴퓨터 업종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 증권사 김학균 연구원은 "나스닥 지수와 필라델피아 지수의 괴리에서 IT 업종 내 신주류의 부각과 주변부로 전락해버린 과거 주도주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의 기술주 강세를 이끌고 있는 나스닥 컴퓨터 업종 내에서 주요 지수 구성종목군은 과거와 같은 IT 제조업이 아니라 소프트웨어 관련 종목임을 지적.
김 연구원은 "지난 2003년 말에는 시가총액 상위 10위내 종목들 중 소프트웨어 관련 종목이 3개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6개로 늘어났다"고 말했다.

PC를 중심으로 한 선진국의 IT 인프라는 이미 성숙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점에서 중국을 비롯한 신흥시장이 본격적인 소비 시장으로 부각되기 전까지는 IT 하드웨어 종목들이 다시 부각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

반면 소프트웨어는 이미 깔려져 있는 IT 인프라라는 바탕 위에서 수요 강세와 같은 일련의 변화가 진행되면서 상대적으로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결국 IT 하드웨어 종목은 중국이나 인도 등 신흥시장의 구매력이 고가 하이테크 제품을 구입할 수 있을 정도까지 높아져야 다시 관심을 끌 수 있는데, 그 시기가 도래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