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에서 금융주들이 수난(受難)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한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가 아직도 수습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이고 보면 우리 경제에 또다시 부정적 영향을 몰고 오는 것은 아닌지 걱정을 감추기 어렵다.

지난 주말 뉴욕증시에서는 메릴린치 씨티그룹 등의 주가가 수년래 최대 하락률을 기록하는 등 금융주들이 날개없이 추락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여파로 이들 업체들이 큰 손실을 입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대규모 추가 상각이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가 높아진 까닭이다.

물론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파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닌 만큼 그 충격이 장기적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기는 하다.

하지만 직접적 원인이 된 미국 부동산 경기 침체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어서 금융주의 앞날을 밝게만 보기는 힘든 게 사실이다.

중요한 것은 이번 사태가 우리에겐 과연 어떤 영향을 미칠까 하는 점이다.

국내 금융회사들의 경우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상품에는 거의 투자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직접적 피해가 별로 없기는 하다.

하지만 글로벌화의 진전으로 세계가 하나로 묶여 있는 상황에서 국제금융시장이 요동친다면 그 영향권에서 결코 예외가 될 수 없는 만큼 안심하고 있기는 어렵다.

특히 은행업계의 영업수지가 크게 악화되는 추세여서 미국 금융주들의 수난이 더욱 남의 일로 보이지 않는다.

최근 3ㆍ4분기 실적을 발표한 시중은행들은 하나같이 전분기 대비 대폭 후퇴한 성적표를 내놓은 형편이다.

여수신 금리 격차가 줄어든 데다 자금조달 비용이 높은 은행채 양도성예금증서(CD) 발행을 늘리고 있는 탓이다.

게다가 부동산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금리가 상승하면서 주택담보대출 등에 대한 원리금 상환 부담이 급증하고 있는 점도 우려(憂慮)를 갖게 한다.

따라서 은행을 비롯한 금융회사들은 만에 하나 신용경색이 현실화하는 일이 없도록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특히 부실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주택담보대출이나 프로젝트 파이낸싱 등에 대해선 빈틈없는 관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정부 또한 금리 정책 등을 유연하게 운용하면서 금융시장 안정을 지원해야 함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