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OO종목에 '해님'이 뜨셨습니다.

앞으로 며칠간 상한가 치는 건 시간문제니 늦기 전에 잡으세요."

최근 코스닥시장에서 심심찮게 나오는 말이다.

상장사 중 한 곳이 태양광에너지 사업 진출을 발표했으니 해당 기업의 주식을 빨리 사들여야 한다는 뜻이다.

이처럼 '태양광'이란 단어는 코스닥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주가 부양을 위한 요술방망이로 둔갑한다.

이영곤 한화증권 연구원은 "일부 테마주들은 기업 가치와 상관없이 과도하게 폭등하는 경우가 많아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며 "태양광사업과 관련해 실제 매출이 가시화된 기업을 중심으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의 '해바라기식 태양광 사랑'이 낳은 대표적인 코스닥 슈퍼스타 종목은 바로 에이치앤티다.

에이치앤티는 원래 컴퓨터용 HDD(하드디스크드라이브)의 핵심부품인 HSA(헤드스택어셈블리)를 삼성전자에 납품하는 업체로 올 3월만 해도 시가총액 360억원대의 소형주였다.

지난 4월 말 우즈베키스탄과 실리콘 태양전지의 원료로 쓰이는 석영광산 개발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뒤 태양전지 관련주로 떠오르며 급등세를 탔다.

이 회사의 시가총액은 10월 초 한때 1조4000억원대까지 치솟았다가 현재(30일 기준) 7488억원으로 떨어졌다.

태양광은 부실기업의 주가 띄우기에도 악용된다.

엔토리노는 지난 26일 태양전지업체 한국쏠라에 경영권을 넘기면서 태양광사업에 진출한다는 발표만으로 주가가 엿새 만에 52% 뛰었다.

올 들어 최대주주가 3번이나 바뀐 이 회사는 상반기 영업손실 9억원을 비롯해 3자배정 유상증자 불발,위조어음 발생 등 각종 악재에 시달렸음에도 불구하고 '태양광' 하나로 주가가 벌떡 일어섰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