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천모자와 같은 기업은 우리에게 희망이자 꿈이죠.사실 장애인들을 고용하는 기업은 우리 사회에 많지 않습니다."

동천모자에서 일하는 이대길씨(30ㆍ정신지체 3급).그는 사회적 편견과 차별이 심한 우리 사회에서 어엿한 근로자로 일하며 임금을 받는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느낀다.

어렸을 때 뇌성마비를 앓아 정신지체 장애를 갖게 된 이씨는 장애인으로서 많은 설움을 당하며 성장했다.

그는 어려서 장애인 재활기관인 '동천의 집'에서 자랐고 학교 졸업 후에는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 있는 실 공장에 취직했다.이곳에서 3년간 재봉실 감기 작업을 했지만 많은 차별을 감수해야 했다.

이씨는 "아침 9시부터 밤 10시까지 일하고도 야근 수당 없이 고작 한 달에 40만~50만원의 급여만 받았다"면서 "무거운 짐을 옮기다가 허리까지 다쳤지만 어떤 보상도 받지 못했다"고 회고했다.

결국 회사를 그만둔 이씨는 동천의 집으로 되돌아왔고 2001년 동천모자가 설립되면서 직원으로 참여하게 됐다.

그는 현재 최종 마무리 작업 및 불량 검사를 하는 일로 월 90만원의 돈을 벌고 있다.월급은 적지만 인간적 대우를 해 주는 동천모자는 그에게 커다란 희망이다.

이씨는 요즘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2년 전 결혼한 아내가 최근 아들을 순산,정상아를 분만한 것.아내 역시 정신지체 장애를 안고 있는데 아기가 검사 결과 특별한 이상이 없어 그렇게 기쁠 수가 없단다.

김서연 동천모자 사무국장은 "장애인들의 경우 일반 기업으로의 취업 기회를 사실상 박탈당해 사회적 기업을 통한 고용만이 거의 유일한 대안"이라며 "사회적 기업을 통해 취약 계층의 일자리가 많이 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